경기불황과 다양한 유통채널의 등장 등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는 집단 전자상가를 활성화하기 위한 대표기구 결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미 전국의 주요 전자상가 대표는 연초부터 수차례 모임을 열고 이르면 이달 안에 ‘전국 전자유통상가연합회(가칭)’를 설립키로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기구의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상가 내부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일부 상인만을 위한 ‘반쪽 단체’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연합회 결성 ‘초읽기’=추진위원회 계획대로라면 늦어도 상반기 안에 전국 연합회가 출범한다. 우선은 용산전자상가와 국제전자센터·테크노마트 등 서울 지역 전자상가가 주도하겠지만 전국의 전자상가를 대표하는 첫 공식 단체가 발족하게 되는 것이다.
올초부터 대표기구의 필요성을 준비해온 추진위는 지난 7일 발기인 대회를 열고 회칙 제정, 협의체 명칭, 조직 및 임원구성과 회비 등 단체결성의 기초작업을 완료했다. 이어 오는 15일 지방 전자상가 상우회나 번영회장과 대표자가 모두 참석하는 연석모임을 열고 이달말께 창립총회를 개최키로 했다.
연합회는 이미 전자상가의 가장 큰 현안인 카드수수료 인하, 세금 문제 등을 중점 추진키로 했다. 지난 7일 열린 모임에서 추진위원들은 전국 네트워크의 필요성과 함께 불합리한 카드수수료 등 상가가 단합하지 못해 받아온 불이익에 대해 집중 거론하기도 했다.
또 용산·수도권·중부·영남·호남 5개 지부로 구성해 운영하며 상가들이 처한 당면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면서 정상적으로 조직이 가동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임시 의장이 협의체를 이끌어 나가는 방향으로 조직구성의 틀도 마련했다.
◇일부 상인 ‘미온적’=연합회 출범과 관련, 용산상가내 컴퓨터 상우회 등 일부 상인은 아직 명확한 답변을 미루고 있다. 집단 전자상가의 위기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과연 연합회가 명실공히 대표기구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연합회는 용산상가내에서도 전체 상우회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일부 상우회만 동참하고 있으며 조합 등 기존 단체도 다소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부 상우회 회장들은 나아가 지금 운영중인 단체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판에 새로운 단체를 만들어 무엇하겠냐는 회의적 시각마저 보이고 있다.
여기에 컴퓨터와 가전유통업체간 해묵은 감정대립도 앞으로 결성될 연합회의 입지를 좁게 만드는 요인이다. 일각에서는 설립을 너무 서두르다가는 기존 단체와 같이 유명무실한 반쪽 단체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우선 상인들간 협력토대를 쌓고 단계를 밟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향후 전망=사실 전국 상가연합회 결성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9년에도 대전 전자단지협동조합 주도로 전국적인 기구를 추진했었다. 당시에도 발기모임을 거쳐 중소기업청에 신고까지 마쳤으나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전체상가의 지지를 받지 못해 결속력이 떨어지고 각 상가가 가진 첨예한 이해관계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부 부정적인 시각도 그때의 악몽에서 비롯된다.
다소 시기가 빠르다는 일부 시각에도 불구하고 연합회 결성은 이미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그 만큼 지금의 위기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힘을 모아야 한다는 당위론에 공감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제는 추진주체가 ‘결성’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뿐 아니라 공동 물류와 마케팅, 정부정책 유도, 고객관리 등 연합회가 나아갈 방향을 보다 구체화해 보여주는 일이 남았다.
전국 연합회가 3년전 무산됐던 악몽을 말끔히 씻고 명실공히 전국 집단상가의 대표단체로 새롭게 출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통팀>
(사진설명)
전국의 전자 집단상가 상인들을 아우르는 ‘전국 전자유통상가연합회(가칭)’ 결성이 추진되고 있지만 상인간·상가간 시각차가 만만치 않아 성공적인 출범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침체되고 있는 집단상가의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16일 용산 나진전자월드 지하 세미나실에서 개최된 ‘전국전자상가 위기대책 100인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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