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D램 가격 어떻게 될까?

 2분기 들어 세계 D램시장에서 현물가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고정거래가는 안정세를 유지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보통 수요 부진으로 현물가가 떨어지면 고정거래가도 가격이 낮춰지는데 256Mb DDR SD램 등 주요 제품이 전반적인 공급부족 현상을 보이면서 가격하락을 막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

 업계 및 시장조사기관들은 PC시장의 주력제품이 노트북PC로 변화하면서 모듈 구성이 복잡해지고 고객맞춤형 제품이 늘어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형태의 공급이 확대되는 반면 현재 10% 수준인 현물시장의 비중은 저가 위주로 변모돼 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격차 왜 벌어지나=D램익스체인지는 최근 아시아 현물시장이 사스(SARS) 여파와 대만 모젤바이텔릭 등 구조조정중인 업체가 물건을 밀어내면서 이달말께 256Mb SD램을 기준으로 3달러대가 무너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9일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거래된 256Mb DDR SD램(32M×8 266㎒)은 전날보다 0.53% 떨어진 3.13달러(평균가)에 거래됐다. 반면 고정거래가는 5월초부터 3.50달러에서 4.00달러대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크리스털 리 D램익스체인지 전략마케팅 담당관은 “사스로 인해 IT시장의 수요침체가 겹쳐 현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지만 노트북PC용 제품들은 PC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재고를 유지하려는 움직임에 현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같은 추세는 이달 중순 고정거래가 협상에서도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이닉스반도체 D램마케팅 담당자는 “전반적으로 D램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고품질을 유지하려는 PC업체들의 요구가 고정거래 시장에 집중되고 있다”면서 “현물시장은 수요도 부진한 데다 저가품 위주로 형성돼 비중은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DDR 400이 변수=2분기 D램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는 신제품인 DDR 400이다. 인텔이 DDR 400을 지원하는 스프링데일 칩세트를 오는 20일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DDR 400이 본격적으로 시장을 형성하게 되면 고성능 PC용 D램을 확보하려는 PC업체들의 움직임이 촉발돼 고정거래가와 현물가에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보통 주력 제품이 변하게 되면 신제품을 확보하기 위해 현물시장과 고정거래시장이 동시에 움직이는데 수요가 공급보다 많을 경우에는 현물가도 가파르게 인상된다.

 이 때문에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현물가가 평균 3.95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는 256Mb DDR 400이 스프링데일 칩세트가 출시되면 가격변동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DDR 400이 업체별로 품질 차이가 많아 고정거래가 시장이 더 큰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DDR 400은 고성능 제품을 원하는 PC업체들 위주로 형성될 것이기 때문에 품질력, PC업체들과의 협력관계가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 “오히려 고정거래가가 더 높게 형성돼 현물가와 가격차는 더 벌어지고 상위업체들의 수익성은 더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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