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비전]컨설팅은 `종합예술`

 오늘날 기업들은 여러가지 화두에 매달려 산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 클러스터, 컨버전스, 인수합병(M&A), 선택과 집중, 구조조정 등 다양한 화두가 기업의 합병과 산업의 통합과정에 대두되고 있다.

 모두가 크거나 통합된 모습을 그리며 나온 말이다. 통합은 크기나 힘을 키워줄 뿐만 아니라 통합 이전에 불가능했던 가치와 혜택을 준다. 디지털 컨버전스의 예를 들면, 미디어가 갖는 한계나 영역의 구분을 없애고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줌으로써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여준다.

 하나 더 예를 들어 보자. 원스톱 쇼핑이 저렴한 비용에 더 큰 즐거움과 가치를 가져다주는 서비스로 자리잡고 있다. 실용·편의·절감·포괄·레저 등 초스피드 시대를 사는 모든 대중의 일관된 명제들을 잘 보듬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며 최대한의 효용을 생산해야 하는 소비자나, 틈새시장 공략을 해서라도 매출과 이윤 극대화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기업에 있어 시장과 환경 변화에 따른 위기 관리, 의사결정의 신속정확함, 의사결정과정의 합리성, 또한 그러한 결정을 마무리짓는 리더십의 역할 등이 불확실성으로 대표되는 오늘날의 기업환경에서는 그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닫힌 경영과 투명성의 결여가 상생의 경영에 걸림돌이 되고, 듣고 나누고 토론하는 참여경영, 열린 경영이 부족하다면 변화의 촉발은 더디 이뤄질 수밖에 없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한국은 매우 인상적이고 교훈적인 국가다. 작지만 다양하고 복잡한 한국사회가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낸 것은 기적이라기보다는 신뢰와 화합, 염원의 결실이라고 본다.

 그러나 사회적인 결집이 문화적 결집과 어우러져 발현될 수 있는 아웃풋은 아직 제대로 성취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서울의 지하철은 매우 효율적이며 타고 내리기 편하도록 운영되고 있다. 특히 2호선의 경우 연계노선이 많아 효용성이 탁월하다. 그러나 이렇게 훌륭한 시설과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단점도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다른 노선으로 옮겨 탈 때 걷는 거리가 먼 역이 여러개인 것 같다.

 기업을 둘러싼 환경의 불확실성 증대, 급격한 시장환경 변화, 그리고 통합의 확산과 서비스의 확장이라는 미래 시나리오를 놓고 우리는 어떻게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야 할 것인가?

 프로세스·인프라·전략이 하나된 생각으로 출발과 조직 전반의 장기전략을 수렴해 투자가 이뤄진다면, 초기단계부터 실수를 줄이고 단계별 접근에 의해 위험을 극소화하며 보완점을 발견하는대로 반영해 즉각적인 수정이 이뤄진다면 완벽한 아웃풋이 산출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결국 종합컨설팅은 종합예술이다. 감독과 배우의 합일이 히트작을 만들어내듯이 고객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컨설팅서비스를 받는 것은 장기간에 걸친 누적으로 결실을 거두기 위해 취하는 선투자다. 올해 컨설팅에 투자하여 내년에 상응하는 결실을 거두고자 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 그러나 가시적인 효과를 지속적으로 이뤄내면서 중장기적으로 반복 확대되는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컨설팅의 매력이자 장점이다.

 나는 PwC컨설팅에서 여러가지 다양한 경험을 쌓은 후 지난해 10월 PwC컨설팅을 인수합병한 IBM 비즈니스컨설팅서비스(BCS) 코리아의 조직을 맡아 그 어느 때보다 활력에 넘치는 경영을 하고 있다.

 예전에 가지고 있던 여러가지 아쉬움을 말끔히 제거하고 진정한 세계 최고의 종합컨설팅회사로 출범한 조직에서 일하고 있는 것을 무엇보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내가 한국에서 근무하는 동안 많은 결실을 거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에 진정한 컨설팅 문화가 뿌리내리는 것은 더욱 중요한 나의 희망이기도 하다.

 나는 내가 만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IBM BCS라면 믿어도 좋다고. 크기 때문에 더욱 아름다울 수 있다고.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도 맞지만, 큰 것이 더욱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이 지금의 나의 지론이다.

 

제임스 고든 IBM BCS 코리아 대표jgordon@kr.ib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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