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돌아온 쌈장(Ssamjang) `이기석`

 “새로운 전략과 기술을 배워나가면서 스타크래프트가 다시 재미있어 졌어요. 아직은 팀내 후배들과 경기를 해도 지는 경우가 많지만 새로 배운다는 자세로 연습에 열중하고 있어요.”

 스타크래프트 세계 최고수로 통하던 ‘쌈장(Ssamjang)’ 이기석(24)의 현재 위치는 프로게임단 연습생이다. 지난 3년간 시범경기나 이벤트 경기에 출전하면서 주변 인물로 돌아온 데 따른 냉혹한 결과다.

 더구나 그가 속해 있는 KTF 매직엔스는 최근 각종 리그를 휩쓸며 그랜드 슬럼을 달성한 ‘천재테란’ 이윤열을 비롯해 ‘폭풍저그’ 홍진호와 성준모 등 요즘 맹위를 떨치고 있는 고수들이 모여 있는 명문구단이다. 그만큼 후배들의 실력이 장난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 후배들 틈바구니에서 연습생으로 다시 시작한 쌈장의 노력과 각오도 남다르다. 팀내 최고령(?)에 속하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하루 평균 9시간 가까이 연습하는 최다 연습벌레가 됐다.

 쌈장의 목표는 일단 후배들과의 경기에서 승률 60%를 달성하는 것이다. 하계리그부터 본선무대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승률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최종 목표가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옛 명성을 되찾는 것이라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를 위해 그는 ‘승률이 60%를 넘어서면 게임을 계속하고 40% 수준에 그치면 게임을 접는다’는 배수의 진을 쳐놓았다.

 이같은 노력은 지난 3월 열린 ‘올드게이머 특별전’에서 개인전과 팀플전을 포함해 3승을 챙기면서 우승을 차지하는 결실로 이어졌다.

 물론 이날 경기는 이기석과 국기봉, 봉준구, 김대기 등 지금은 주변 인물로 사라져가거나 해설자로 변신한 1세대 프로게이머 4명이 출전한 경기라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기석에게 있어서는 재기 가능성을 확인하고 새롭게 자신감을 갖는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이후 2번 출전한 대회에서도 본선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예전 기량과 감각을 빠르게 되찾고 있음을 보여줬다.

 감독이 쌈장에게 거는 기대도 대단하다. 테란 종족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테란의 시대에 원조 테란고수가 팀에 합류한 데다 타고난 승부감각에 연습량까지 엄청나니 당연히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볼에 살도 오르고 라식수술로 시력을 되찾으면서 안경도 벗어 예전과는 전혀 다른 외모로 돌아온 쌈장 이기석. 그가 스타리그 본선무대에서 자신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팬들에게 ‘쌈장 재림’을 선언하는 모습이 기대된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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