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의 중심 축이 복합쇼핑몰로 옮겨간다

 “우린 놀이공원 대신 복합쇼핑몰로 놀러가요”

 세살박이 딸을 둔 강혜진(27·서울 봉천동)씨는 지난 주말 남편과 함께 지하철 2호선 강변역에 위치한 첨단 복합쇼핑몰에 다녀왔다. 그곳에서 강씨 가족은 맞벌이인 두 사람을 대신해 아이를 돌봐주시는 친정어머니에게 선물로 드릴 휴대폰을 구입한 후 모처럼 오락실에서 게임도 즐기고 복합영화관에서 영화도 한 편 봤다. 결혼 전부터 가끔 이곳을 찾았다는 강씨는 “교통이 편리하고 무엇보다 한 곳에서 쇼핑도 하고 영화도 보고 외식도 할 수 있어 가족나들이 코스로는 딱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강씨 가족은 이번 주말에는 최근 전자·통신·패션쇼핑몰로 새롭게 탈바꿈한 김포공항 옛국제선 청사에도 한 번 다녀올 계획이다.

 

 ◇쇼핑의 중심 축, 복합쇼핑몰로 옮겨간다=요즘 들어 연인 또는 가족과 함께 첨단 IT제품은 물론 의류·잡화 등을 쇼핑하고 영화나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도 즐길 수 있는 복합쇼핑몰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이처럼 하나의 공간에서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모두 즐기려는 이른바 ‘멀티 쇼핑족(또는 센트럴족)’들이 증가하면서 대형 쇼핑몰마다 이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기 위해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하고 취급품목을 다양화하는 등 원스톱 복합쇼핑몰로 속속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용산전자랜드·테크노마트·국제전자센터 등 대형 전자상가들은 쇼핑과 엔터테인먼트가 어우러진 새로운 쇼핑·문화·레저공간으로서의 이미지 변신을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LG·삼성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주5일 근무제의 확산으로 쇼핑 및 레저 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앞으로는 복합쇼핑몰이 유통업계의 중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의 복합쇼핑몰인 테크노마트의 경우 최근 개점 5주년을 맞아 국내 유일의 원스톱 전자쇼핑몰이라는 자부심을 바탕으로 또 한차례의 변화를 시도했다. 우선 주5일 근무제 확대에 따라 국내 최초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CGV11을 찾는 관람객이 늘 것으로 보고 10층에 새로 신세대 카페를 오픈한 데 이어 게임 테마파크인 DMZ와 이벤트공간인 스카이가든 등에서 제공하는 놀거리와 볼거리를 다양화하는 등 다양한 고객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자상가의 원조이자 메카로 불려온 용산전자랜드도 지난 2월 첨단 리모델링 공법을 동원한 증측공사를 끝내고 8개의 영화관을 갖춘 복합쇼핑몰로 거듭났다. 용산전자랜드의 이러한 변신은 복합 쇼핑몰을 표방하는 대형 전자상가들이 수도권 도처에 등장하는 상황에서 외적인 변화없이 과거의 명성만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용산전자랜드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상가 업그레이드 작업을 통해 전자제품 유통업계의 리더로서의 면모를 갖춰 나간다는 전략이다.

 강남지역에 위치한 국제전자센터 역시 지난해부터 가구매장·골프매장 등 전자 이외의 다양한 업종을 속속 입점시키는 등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복합쇼핑몰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끝임없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복합쇼핑몰도 본격 경쟁체제 돌입=용산전자상가·테크노마트·국제전자센터 등 집단 전자상가들이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모두 즐기려는 고객들의 새로운 ‘쇼핑 풍속도’에 발맞춰 변화를 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김포공항 옛국제선 청사 자리에 국내 최대 규모의 전자·통신·패션쇼핑몰을 표방한 복합 쇼핑센터인 ‘테크노스카이시티’가 개관, 국내 전자유통업계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9개 상영관을 갖춘 멀티씨네마 ‘엠파크’와 ‘웨딩·컨벤션센터’ ‘쇼핑몰’ 등 3개 단지로 구성된 스카이시티 중 가장 규모가 큰 테크노스카이시티에는 연면적 1만2000평에 450여개 업체가 입주했다. 특히 테크노스카이시티는 서부 서울·수도권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이동통신 매장을 유치했으며 가전 전문매장과 브랜드 패션전문점, 가구·인테리어용품 전문몰인 리빙갤러리 등 다양한 전문몰을 갖춰 백화점을 능가하는 원스톱 쇼핑을 가능케 했다. 스카이시티몰은 향후 6만여평 부지에 추가로 테마파크형 종합 레저시설과 호텔, 전시관 시설을 속속 건립해 명실상부한 서울 서부지역은 물론 수도권 최대의 쇼핑·문화·레저공간으로 자리매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대형 복합쇼핑몰이 없던 서울 서부지역에 등장한 테크노스카이시티의 개관은 서울 서부지역과 인근 수도권 지역상권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한국전자산업 유통의 메카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용산전자상가·테크노마트·국제전자센터 등 기존 집단 전자상가들과도 치열한 고객유치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돼 테크노스카이시티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4개 권역별로 복합쇼핑몰 상권 확대=강북지역의 용산전자상가와 강남지역의 국제전자센터, 동부지역의 테크노마트에 이어 서부지역에 테크노스카이시티가 들어서면서 서울지역에 동서남북 4개 권역별 복합쇼핑몰 상권이 본격적으로 형성될 전망이다.

 우선 서쪽으로는 지난달 오픈한 테크노스카이시티에 이어 2005년 완공을 목표로 신도림역 부근에 신도림 테크노마트가 건설중이다. 신도림역 테크노마트가 건립되면 테크노스카이시티와 함께 서울 서부지역은 물론 인천·안양·안산 등 인근 수도권 지역을 포괄하는 복합쇼핑몰 상권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구로역 부근에는 구로와 금천구를 상권으로 일이삼 전자타운이 운영중이다.

 남쪽으로는 양재역 부근에 ‘하이브랜드’라는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 남부터미널역 근처 국제전자센터와 함께 강남지역을 대표하는 집단 전자상가 상권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하반기 개장 예정인 하이브랜드는 지하 3층·지상 19층에 연면적 5만평 규모의 대단위 복합쇼핑몰이다.

 서울 상권의 중심부인 용산은 내년에 용산 민자역사가 완공되면 유동인구의 증가로 상권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북쪽으로는 청계천 복원 사업으로 상가 이동이 거론되는 세운전자상가가 영업중이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