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만에 일사 천리로 외자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경기가 불황인 데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업체로부터 투자를 받아 더할 나위없이 기쁩니다.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낙후된 중소매 업체의 유통 정보화에 앞장서겠습니다.”
유통정보화 전문업체인 희테크의 이우희 사장(57)은 요즘 ‘표정 관리’하기에 바쁘다. 남들은 불황 때문에 힘들다고 하소연하지만 희테크만은 올해 어느 때보다도 고속 성장을 낙관하는 데다 지난 달에는 일본 NEC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희테크는 지난달 말 NEC계열 NEC인프런티어와 사업 협력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제휴에 따라 NEC는 유상 증자에 제3자 배정방식으로 일정 지분을 희테크에 투자하며 두 회사는 마케팅과 영업을 공동으로 전개하기로 했다.
“NEC가 여러 업체 중에서 희테크를 선정한 것은 우수한 기술력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유통 정보화 한 분야만 10년 넘게 외곬으로 고집해 온 성과가 이제야 하나 둘 가시회되는 듯합니다. 희테크가 보유한 기술과 고객을 기반으로 NEC의 모든 제품과 솔루션을 국내에 소개해 점유율을 높여 나갈 계획입니다.”
실제로 이번 투자 유치는 누구도 예상 못할 정도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투자도 일본 NEC에서 먼저 제안했다. 제안 이후 내부 실사·기술력 검증 등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투자와 관련해서는 ‘돌다리도 두들겨 본다’는 일본 비즈니스 스타일 때문에 통상 1년 넘게 걸리는 게 관례지만 불과 6개월 만에 투자가 성사됐다. 희테크보다는 NEC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다.
“지난 달 기본 계약서에 합의하고 실무 추진팀을 구성했습니다. 세부 사항을 다음 달까지 마무리하고 늦어도 하반기에는 현금 출자가 완료될 것으로 보입니다. 후지쯔·NCR·IBM이 주력했던 유통 POS 시장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NEC인프런티어와 희테크는 앞으로 KFC·파파이스·버거킹·스카이락 등 외식 유통시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우희 사장은 전통적인 엔지니어 출신이다. 72년 한국유리 전산실을 시작으로 두산컴퓨터, 두산전자 전산실장, 두산그룹 사무개선본부 시스템운영부장을 거쳐 90년 희테크를 창업했다. 올해는 지난 해보다 배 이상 성장한 매출 5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이우희 사장은 “창업한 지도 벌써 13년이 됐지만 별다른 기복 없이 그동안 무난하게 사업을 운영해 왔다”며 “하지만 올해는 희테크가 다시 한번 점프업하는 원년이며 이번 투자 유치는 이를 위한 조그만 발판”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글=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사진=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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