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히타치 등 미국과 일본의 대형 통신기기 5개 업체가 공동으로 차세대 인터넷 접속 소프트웨어(SW)를 개발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의 시스코시스템스·주니퍼네트웍스, 일본의 히타치제작소·NEC·후지쯔 등 5개 통신기기업체들은 네트워크 통신의 핵심기기인 라우터의 상호 접속 SW를 공동으로 개발했다.
이 SW를 이용하면 상이한 SW를 탑재한 각 업체의 기기를 연결한 경우에도 안전한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 서로 다른 업체의 제품들간 데이터 통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5개사는 오는 7∼8월께 이 SW를 내장한 네트워크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 이미 판매된 라우터에 대해서는 SW를 교체해주는 등 신기술의 확산에 힘을 쏟게 된다.
이 신문은 “여러 규격이 혼재돼 있는 상황에서 라우터 상호간 통신 불화음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이 SW가 사실상 네트워크 상호 접속 관련 세계표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특히 일본 내 네트워크 기기의 최대 수요처 중 하나인 NTT 등 통신망업체와 인터넷접속사업자(ISP)들이 이 최신 라우터를 채택할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일본 통신망업체와 ISP는 “그동안 업체별 라우터간 원활한 통신이 어려워 대규모 통신망 구축에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새 기술로 이런 문제들이 해결돼 올 하반기부터 대규모 차세대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신제품 개발 배경에는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통신·방송기구를 통해 직접 기술개발에 참여했을 뿐 아니라 향후 이 기술의 보급을 측면 지원할 방침이다. 총무성은 2001년 50조엔이던 일본 네트워크 관련 시장이 이번 기술을 기반으로 2010년에 170조엔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라우터간 소통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PC·휴대폰 등이 중심인 기존 주요 네트워크 시장에 TV·냉장고 등 가전제품과 전기·수도계측기 등 일반 전기제품이 새로운 시장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체는 이같은 시장 확대를 염두에 두고 이번 SW에 IPv6를 채택했다. IPv6는 기기에 부여하는 주소가 무한대에 가깝다. 신문은 “전기·수도계측기를 네트워크에 접속하면 집 밖에서도 원격조작이나 자동검침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한편 일본 가전업체들은 내년부터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 가전 판매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일본은 차세대 네트워크 보급에서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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