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여성]마리텔레콤 장인경 사장

 “미국 온라인게임시장도 열리고 있습니다.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이 포화되어 해외시장 개척이 중요한 지금은 미국시장 진출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적기입니다. 지난 5년 동안 미국에서의 사업경험을 토대로 한국 온라인게임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데 일조하겠습니다.”

 ‘게임업계의 대모’ ‘게임업계의 여걸’ 등 숱한 수식어를 만들어내며 게임계에 혜성같이 등장했던 마리텔레콤 장인경 사장(50)이 컴백했다. 97년 마리텔레콤USA를 설립하며 사업의 중심을 미국으로 옮겨간 지 5년만이다. 그런데 장인경 사장이 이번에 구상한 사업은 게임개발이 아니라 게임퍼블리싱이다.

 장 사장은 최근 미국 뉴저지에 국산 온라인게임을 퍼블리싱할 디지털미디어엔터프라이즈(DME)를 설립하고 미국에 수출할 국산게임 물색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마리텔레콤은 94년 텍스트 기반 머드게임 ‘단군의 땅’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하며 국내 온라인게임산업의 씨앗을 틔운 회사.

 97년 당시 장인경 사장은 PC통신업체의 불합리한 수익배분구조에서 벗어나고 개발사들을 세계 최고의 개발자로 키우기 위해 미국 땅 입성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런 그가 게임 개발대신 퍼블리싱을 하겠다고 결심하기까지는 남다른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만하다.

 그는 당분간 ‘단군의 땅’의 추억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되새기지 않겠다는 말로 자신의 각오를 강조하기도 했다.

 장 사장은 미국에서 첫수입 48불을 올린 뒤 해마다 150만불, 250만불의 수입을 올리며 미국에서 온라인사업을 키워나갔다. 마리텔레콤이 만든 온라인게임 ‘아크메이지’는 회원수 500만명을 모으며 당시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온라인게임으로 꼽힐 정도로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미국에 진출하자마자 터졌던 IMF 위기도 잘 견뎌냈던 그가 실리콘밸리에 불어닥친 IT한파까지 물리치기에는 힘이 벅찼다. 잘나가던 마리텔레콤도 돈을 줘야 하는 파트너업체들이 어려워지면서 동반불황을 겪었다.

 장 사장이 미국에서 고군분투하는 동안 국내에서는 온라인게임을 기반으로 한 숱한 스타들이 등장했다. 이에 대한 소감을 묻자 “얼마나 좋은 일이예요? 수출할 게임이 그만큼 많아졌으니까요”라고 답한다.

 “게임산업의 본거지인 미국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은 국내 게임업체들의 오래된 희망일 것입니다. 그동안 미국에서 쌓은 게임서비스 노하우와 비즈니스 노하우, 그리고 미국 정계·관계·민간업계의 인맥을 총동원해 한국 온라인게임을 미국에서도 꼭 성공시키겠습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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