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발표후 투자의견 `따로따로`

 기업들의 1분기 실적발표 이후 증권사들의 ‘투자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한 기업의 실적발표에 대해 어느 증권사는 ‘매수’를 주장하는가 하면 다른 증권사에서는 투자의견을 하향하는 일이 적지 않다. 분기 실적이라는 중요 투자정보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해석이 크게 엇갈리면서 투자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어 보인다.

 국내 시가총액 1위 기업이며 주변주로의 파급효과가 큰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발표후 투자의견은 크게 엇갈렸다. 대우증권, UBS워버그증권은 모두 40만원의 목표가에 매수의 의견을 내놨지만 모건스탠리는 27만5000원의 목표가에 중립의 의견을 제시했다. 동양증권은 38만원에 매수를, 현대증권은 30만원 목표가에 중립이라는 투자의견을 내놨다.

 전분기나 작년 동기 대비 월등한 실적을 내놓은 네오위즈, 다음커뮤니케이션 등에 대해서도 투자의견은 크게 엇갈렸다. 네오위즈의 1분기 실적발표 이후 서울, 동양, 메리츠증권 등은 매수의 의견을 유지했지만 삼성, LG투자, 동원증권 등은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것을 이유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췄다. 다음에 대해서도 매수와 시장 중립의 의견이 엇갈리기는 마찬가지다.

 LG전자, 삼보컴퓨터, 코디콤, 옥션 등도 1분기 실적발표 이후 증권사 투자의견이 제각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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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일한 정보에 대해 사람마다 해석이 달라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애널리스트들마다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때 유행했던 베스트 애널리스트나 외국계 증권사의 보고서를 배껴내던 관행도 많이 사라졌으며 기업분석가 사이에서도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모두 같은 시기에 같은 종목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고 기업실적에 대한 추정치가 달랐기 때문에 1분기 실적을 보고 그 종목에 대한 투자의견이 달라지는 일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며 “기업보고서 뒤에 첨부돼 있는 그동안의 투자의견 조정과정을 같이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분석과 정보를 갖고 있는 증권사들마저 투자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라면 개인의 투자판단은 더욱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정보의 홍수속에서 자신에게 맞는 양질의 정보를 선택하는 것은 역시 투자자 각자의 몫인 셈이다.

 한 리서치센터 임원은 “국내 증시에서도 기업들의 실적발표 이전에 추정실적에 따라 주가가 미리 반응하는 것이 관행처럼 되고 있다”며 “증권사 투자의견은 판단에 도움을 주는 자료일 뿐 최종 판단은 역시 투자자 자신이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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