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단상]티핑포인트

◆문홍집 대신증권 부사장 hjmoon@daishin.co.kr

 아주 작은 눈덩이가 움직이기 시작할 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눈덩이가 커지면 어느 순간 눈사태가 일어나게 된다. 하나의 작은 흐름이 지속되면 어느 순간 기존의 균형을 깨뜨리면서 변화가 확산돼 새로운 대세를 이루어낸다. 이러한 변곡점을 ‘티핑 포인트(the tipping point)’라고 한다.

 미국의 작가 말콤 글래드웰은 티핑 포인트가 형성되는 요소 내지는 원칙으로 세가지를 들고 있다. 첫째는 항상 활발하고 사교성을 가진 소수가 나서서 일을 만든다는 ‘소수의 법칙’이다. 둘째는 메시지가 실제로 무엇을 담고 있는지 그리고 그 내용이 사람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지 여부를 뜻하는 ‘고착성의 요소’다. 셋째는 급속하게 확산될 수 있는 상황과 조건의 환경적 요인인 ‘상황의 힘’이다. 현실적으로 티핑 포인트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대다수의 사람은 부지불식간에 티핑 포인트를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되고 이를 알게 된 때는 이미 사회적, 문화적 주류가 돼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널리 퍼져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게 된 것들은 무엇일까. 온라인 게임과 온라인 증권거래(HTS) 등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처음에는 생소하고 부족한 것이 많아 몇몇 충성스러운 고객에 한정됐다. 그러던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초고속 통신망이 설치되면서 폭발적으로 확산돼 불과 몇 년 사이에 현 사회를 구성하는 주류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티핑 포인트는 어느 순간에 갑자기 다가오지만 그 과정은 수없이 많은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한 피나는 노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1%의 아이디어와 99%의 노력이라고 하지 않는가. 고객이 고객을 창출하는 자기증식효과 이면에는 고객의 요구에 항상 귀기울이고 시장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개선이 수반됐다. 시장에 선보이고 다시 시장의 소리를 듣는 반복적인 과정이 없었다면 티핑 포인트는 없었을 것이다.

 우수한 제품 이면에는 시장을 선도해가는 소수의 고객과 이를 인지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 모두가 이해할 땐 이미 늦은 것이다. 우연히 되는 것이게 더 어려운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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