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의 ‘교육행정보시스템(NEIS)’ 강행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원영만)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시민단체들까지 잇따라 가세, NEIS 파행운영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교육부의 강행 방침에 반발해온 전교조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NEIS의 인권침해 가능성을 연일 제기하며 즉각적인 중단을 요청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학생·학부모의 정보인권을 지키기 위한 구로·금천 학부모 모임’은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NEIS가 정보수집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어떠한 동의도 받지 않고 강행되고 있다며 청와대와 교육부를 상대로 항의하는 내용으로 구로·금천지역 학부모 300여명으로부터 받은 청원서를 공개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NEIS 강행에 특정지역 학부모들이 조직적인 반대주장을 표명하는 것으로 다른 지역으로 확대될 경우 NEIS 반대 움직임이 크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러서지 않는다=전교조는 최근 제37차 전국대의원대회를 열고 NEIS 투쟁일정과 방법에 대해 원 위원장에게 전권을 위임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조합원 연가투쟁을 비롯한 자체 대응은 물론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NEIS 중단을 요구하는 강경투쟁 수위를 한껏 높일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 외에 민주노총과 진보네트워크센터, 함께하는시민행동 등 시민단체 인사 1000명은 지난 17일 ‘NEIS 중단을 촉구하는 1000인 선언’을 발표하고 교육부에 NEIS 즉각 중단과 국민의 사생활 및 교육의 자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교육행정정보화사업을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민주노동당은 지난 16일 정종권 연대사업위원장 등 3명 명의로 NEIS가 개인의 행복추구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보장한 헌법에 위배된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출했다.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교육부는 지난 11일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 NEIS의 정상 운영이 차질을 빚고 있음을 시인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그동안 전교조가 요구하는 NEIS 입력항목 조정과 교육행정정보화위원회 구성 등 양보할 만큼 양보했다며 NEIS 거부투쟁을 벌이는 전교조와 시민단체에 더 이상 양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교육부는 정해진 학사일정에 따른 업무수행을 위해 더 이상 NEIS를 방치할 수 없어 교사들의 원활한 NEIS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시·도 교육청별로 전담교사를 지정, 기능별 교육을 실시하고 각급 학교에 업무처리지침과 방법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NEIS가 100% 정상 가동되기 위해서는 전국의 교사들이 필요한 정보를 입력해야 하지만 현재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제 선택은 교사 각자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NEIS 입력을 거부하는 교사들로 인해 각종 학사정보 처리에 대한 일부 업무가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등 다른 교사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늦어지는 국가인권위원회 최종 권고안=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의 인권침해 여부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최종 정책 권고안 마련도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교육부와 전교조, 시민단체 전문가들을 출석시켜 청문회를 연 국가인권위원회는 14일 제1소위원회를 열어 NEIS 관련 청문회 결과와 현장조사, 법률 검토 등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제1소위원회는 이 문제를 국가인권위원회 전체 위원이 참여하는 전원위원회에 상정하기로 결정, 오는 28일 전원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국가인권위원회 관계자는 “NEIS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최종 입장은 28일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해 24일로 예정됐던 최종 권고안 마련이 상당부분 늦춰질 것임을 내비쳤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사진설명
‘학부모 NEIS 도입 반대 성명 구로금천 학부모 모임’ 회원들이 22일 오후 서울 구로구청에서 학부모 동의 없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의 도입을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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