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회 정보통신의 날]디지털 선진국 도약 마지막 관문 넘어라

 우리나라는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정보화에 온힘을 기울였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초고속정보통신망을 구축하고 행정·금융·국방·교육 등 공공부문 대규모 정보화사업을 펼치고 IT산업을 육성했다.

 그 결과는 눈부시다. 지구촌 관객이 모두 부러워하는 세계 최고의 IT인프라를 구축했고, IT산업은 작년 GDP 비중이 15%, 수출비중이 28%에 이르는 우리 경제의 핵심 성장엔진으로 자리잡았다. ‘세계 IT산업의 허브’라는 목표도 코앞에 다가왔다.

 ◇인프라 구축 이상의 그 무엇=인프라 구축은 성공적이었으나 뭔가 빠져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바로 콘텐츠와 실생활이다. VDSL로 정보 전달은 스피드해졌으나 그 정보의 질과 내용은 그다지 변화가 없다.

 실생활과도 유리돼 있다. 전자정부가 본격화했으나 온라인 민원 처리는 여전히 답보 상태다. 기업 정보화도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곤 단순한 전산처리 이상을 넘어가지 못한다.

 개인 정보화는 오프라인모임이 온라인으로 확대될 정도로 선진적인 혁명기에 들어섰으나 잇단 프라이버시 침해와 스팸메일 몸살, 오락에 치중하는 등의 한계가 여전하다. 최고의 인프라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에 쓰인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IT산업 침체도 큰 문제=무엇보다 IT산업이 크게 위축됐다. 인프라 구축에만 치중함으로써 활용은 저조하고 이는 다시 인프라 투자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결과다.

통신서비스사업자들은 일제히 신규 투자를 축소하고 있으며 그 부담은 단말기와 시스템, 콘텐츠제공업자 등 후방산업계로 전가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규 투자를 유도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인프라 중심의 정보통신 정책에 새로운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으로 이어졌다.

 ◇인프라 활용과 신산업 육성이 열쇠=사업자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선 기존의 IT인프라의 활용을 하루빨리 극대화해 새로운 서비스 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WCDMA 투자 축소만 해도 기존 EVDO 활용이 저조하면서 사업자들이 막대한 신규 투자에 겁을 내기 때문이다.

 일단 EDVO가 활성화할 수 있도록 데이터요금 체계를 대폭 개선해 수요를 창출하면 WCDMA사업에 대한 기대도 커질 수 있다.

 변재일 정통부 차관은 “지금까지 WCDMA에 대해 무조건 투자를 유도해왔으나 앞으론 투자하지 않을 수 없도록 투자 여건을 개선하는 데 주안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신산업 육성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정통부는 5∼10년 동안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신성장 동력’으로 내세워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3세대 이동통신 등 9개 분야를 선정,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오는 2007년 IT 생산 400조원, 수출 1000억달러를 이룬다는 ‘IT 신성장 전략’ 프로젝트도 마련했다. 인프라 고도화와 디지털방송 활성화, 전자정부 및 디지털경영 지원 강화, 정보 격차 해소, 역기능 방지 등을 국면 전환의 키워드로 삼고 있다.

 정보통신인들은 디지털 선진국에 다가서기 위한 마지막 관문을 넘고 있다는 위기 의식을 갖고 제48회 정보통신의 날을 맞고 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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