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실적발표일 주가는 ‘주식은 미래를 보고 사는 것’이라는 증시 격언을 되살렸다.
삼성전자는 18일 당초 시장의 기대에 훨씬 못미치는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했다. 반도체·정보통신·디지털미디어·가전 등 전 사업부문에 걸쳐 기존 전망치보다 소폭 및 큰폭으로 하회하는 실적을 냈다. 면
하지만 이날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날보다 1만3000원(4.3%) 오른 31만5000원으로 마감됐다.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1분기 실적은 실망스러웠지만 2분기에는 이보다 개선된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를 상승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 실적 예상치 크게 못미쳐=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조6000억원, 1조3500억원으로 모두 전분기 대비 10.5% 감소했다고 밝혔다. 경기 부진과 이라크 전쟁 등으로 실적 악화가 예상돼 왔지만 그마저도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당초 애널리스트들은 매출은 10조원, 영업이익은 1조5000억원 정도로 예상했었다. 특히 예상보다 낮은 D램 출하로 반도체 부문의 부진이 눈에 띄었다. 메모리, 비메모리, TFT LCD 등 전체 반도체사업부문 영업이익은 56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7.1% 줄었다.
민후식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우려감이 높았던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실망스러운 수준으로 제시됐다”며 “특히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0% 이하로 하락했다는 것은 자산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방증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까지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1분기 잊고, 2분기 기대하자=예상치를 밑도는 수준이지만 삼성전자의 실적악화는 이미 예견된 상황이었다. 따라서 실적발표후 시장의 반응은 ‘2분기를 기대해 보자’는 분위기다.
이라크전 조기 종전으로 세계 IT경기 회복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고 D램시장의 공급과잉이 1분기보다 다소 개선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또한 5세대 LCD라인의 생산수율 개선, 단말기 보조금 재개 가능성 등도 2분기 실적개선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삼성증권은 2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4∼5% 증가한 1조4000억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임홍빈 삼성증권 연구원은 “암울했던 1분기는 지나고 4월을 저점으로 2분기부터는 완만한 영업실적 회복이 기대된다”며 “작년 동기보다는 악화되겠지만 전 사업부문이 1분기에 비해서는 개선된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는 당분간 박스권 예상=실망스러운 1분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2분기에 대한 기대감으로 삼성전자의 주가는 당분간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작년보다는 실적이 악화되고 실적 개선폭도 더디게 나타날 수밖에 없어 추세상승은 힘들 전망이다.
애널리스트들은 28만원 전후를 바닥으로 33만원 정도까지 주가가 박스권 등락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진영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악화가 큰 폭의 조정요인은 아니지만 2분기 실적개선 전망이 주가의 전환점을 제시할 만한 재료도 아니다”며 “단기적으로는 박스권 등락에 머물겠지만 1분기 실적이 올해의 바닥일 것으로 전망돼 중장기적 투자자들은 매수전략을 유지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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