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종전이후 예상치 못한 원화강세로 정보기기시장이 불황탈출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국내 수출입 업체들의 희비는 교차하고 있다.
종전 소식과 함께 북핵문제가 다자간 대화를 통한 해결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수입 디지털카메라 판매가 ‘반짝 특수’를 보이자 업계 일각에서는 경기반전이 예상외로 빨리 찾아올 수 있다는 섣부른 희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 전쟁 종료후 9일째 계속되는 원·달러 환율하락의 영향으로 수입가전 업체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는 반면 수출기업들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면서 외환대책 마련에 분주히 움직이고있다.
불과 한달전 1290원 안팎에서 횡보를 거듭하던 원·달러 환율이 이라크전쟁 종전소식이후 지난 16일 1215원, 17일 1206.50원에 마감되는 등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도시바코리아, 스캐닉스 등 수입가전업체들은 제품수입에 따른 환차손 리스크가 해소되는 데다 원가부담이 줄어들면서 국내 시장에서 판매가격 운영에 다소 숨통이 트이고 있다. 대만 프리미어 디지털카메라를 수입하는 스캐닉스의 한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위축된 3월 이후 하락곡선을 그리던 매출이 종전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셋톱박스, MP3플레이어, PDP TV 등 디지털 IT제품을 수출하는 업체들은 달러약세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 3∼4월 일시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발생한 초과이익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됐고 달러자산 보유에 따른 환리스크 부담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으로 셋톱박스를 수출하는 한단정보통신의 한 관계자는 “현재 환율이 여전히 사업계획상의 목표환율인 1170원을 웃돌고 있어 최근의 금융환경 변화가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은 아직 없다”며 “다만 달러자산 보유에 따른 리스크는 헤지를 통해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MP맨닷컴의 한 관계자는 “전쟁의 영향으로 일시 중단된 중동지역의 오더가 다시 발주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규 매출창출분이 환율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상쇄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들 MP3플레이어 및 PDP TV 수출업체들은 이라크 전쟁으로 위축됐던 중동 및 유럽지역으로의 수출이 재개될 것이라는 희망도 내놓고 있다.
이라크전쟁이라는 악재가 해소되면서 셋톱박스, PDP TV 등의 제품수요를 유발시키는 방송사업 환경이 개선되고 세계 최대 MP3플레이어 시장이 미국경기도 점차 호전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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