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전화를 들고 무선 홈네트워크와 PCI카드, 초고속 인터넷 접속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해 전화로부터 흘러나오는 목소리의 설명을 주의깊게 들었다. 이후 밥은 45분 동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DOS화면의 IP주소를 찾고 시스템 컨피규레이션 환경설정을 바꿔가며 5∼6차례 재부팅했다. 안내 목소리는 컴퓨터를 재부팅할 때마다 나타나는 성가신 애플리케이션을 그냥 지나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줬다.
안내 목소리는 바로 델컴퓨터, 휴렛패커드(HP), 애플컴퓨터 등 대형 컴퓨터업체들의 지원서비스의 대체 기술지원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샌디에이고에 있는 스피크위드기크(Speak with Geek:http://www.speakwithageek.com)라는 회사의 전화상담 기술진이다.
지난 1년간 인기를 모은 제3자 기술지원 서비스 업체들은 소비자들이 컴퓨터에 대해 갖고 있는 모든 의문, 걱정, 문제를 원스톱으로 해결해주는 기술자를 원하며 이를 위해서는 돈을 더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초급 수준의 서비스에 연 89달러, 고급 서비스에 연 300달러 등의 수수료는 PC업체, 소프트웨어업체, 하드웨어 제조업체들이 사내 지원 서비스를 축소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업체에 짭짤한 수입원이 되고 있다.
스피크위드기크, 애스크닥터테크, PC핀포인트 등 이들 업체의 기술자들은 델에 HP의 프린터, 캐논의 스캐너, 링크시스의 라우터, 로지테크의 키보드가 연결돼 있어도 개의치 않는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애스크닥터테크의 짐 포이다 사업운영 부사장은 전통적인 기술지원 서비스에서는 한 업체가 다른 업체를 손가락질하고 문제를 이해도 못하는 상황에서 소비자로 하여금 다른 회사를 찾으라고 하는 등 문제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애스크닥터테크(http://www.askdrtech.com) 기술진은 전화를 받으면 다른 회사를 비난하는 대신 문제를 진단해 해결해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마이크로소프트(MS)나 HP를 해결책으로 찾으라고 권하지 않는다”면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것만 확실하게 하고 싶을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실제 해결책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문제를 털어놓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다른 업체들과 유사하지만 독특한 면을 보여주는 업체가 PC핀포인트다.
PC핀포인트(http://www.pcpinpoint.com)는 기술자가 관여하기 전에 인터넷을 활용해 문제를 정확하게 지적하는 전통적인 기술지원 방식을 되살리려 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다이얼업이나 광대역 인터넷 접속을 통해 고객의 컴퓨터를 확인해 운용체계를 확인하고 추가된 주변기기를 점검하는 한편 치명적인 파일의 위치도 파악한다.
PC핀포인트는 어떤 경우에는 고객이 기술자와 전화할 필요도 없이 그냥 잃어버린 파일을 업로딩해줌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문제의 원천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허비되지 않기 때문에 기술자가 고객과 함께 몇 분만에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콜로라도에 본사를 둔 PC핀포인트의 밥 윙 최고경영자(CEO)는 “기술지원방법을 혁명적으로 바꿨다고 생각한다”면서 “기술자가 관여하지 않고도 문제의 65%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파일 분실이나 오류가 있는 드라이버 등 심각해 보이는 문제가 사소한 이유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윙 CEO는 “기술자를 항상 대기시켜 놓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사업모델의 효율성이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이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너무 어렵고, 너무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프리몬에 사는 신디 토레스는 지난 3년간 PC핀포인트에 가입해 왔는데 이제는 완전히 팬이 됐다. 그는 기술자의 능력은 물론 요금에도 만족하면서 문제를 확인하는 이 회사의 서비스 방식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때로 인터넷 검색과정을 거칠 필요없이 일종의 응급조치를 필요로 할 때가 있다”면서 “처음부터 전화로 기술자와 통화했으면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PC핀포인트 관계자들은 과거와 달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기술자들에게 제공하는 데 스캔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스피크위드지크 댄 설리번 사장은 지난 몇 년간 기술이 극적으로 발전해 사람들이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식에 큰 변화가 왔다고 지적했다.
한편 소비자들은 대체 기술지원 서비스에 가입할 경우 컴퓨터가 망가지는 것을 단순히 기다리지 않고 컴퓨터의 이상 유무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설리번 사장은 “컴퓨터가 제대로 작동되도록 관리해야 한다”면서 “차를 돌보는 것처럼 컴퓨터에도 예방조치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변했다. 그는 “사람들이 자동차에서 발생했으면 결코 용인되지 못할 문제를 컴퓨터에 대해서는 그냥 내버려둔다”면서 “매일 많은 시간 컴퓨터로 작업을 하고 통신을 하면서도 문제에 대해 얘기해주는 사람이 없어 정상의 절반속도만 내는 컴퓨터를 그대로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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