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C인증 근본 해결책으로 중국과의 MOU 교환 방안 부상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되는 중국강제인증(CCC인증)이 국산 전기전자제품의 대중국 수출에서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는 가운데,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중국과 인증분야 양해각서(MOU)를 교환해 양국의 시험성적서를 상호 인정하도록 하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MOU 교환에 따른 이해득실을 놓고 정부 내부에서도 이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고, 당초 국내 인증기관과 MOU 교환을 추진했던 중국 측도 입장표명을 유보하면서 양국간 MOU 교환이 늦어지고 있다.

　◇현황=중국정부는 전기·전자제품 등 소비자안전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132개 제품에 대해 CCC인증 없이 유통할 수 없도록 하는 새로운 제도를 1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다음달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지난 1년 동안 산업자원부·중소기업청·기술표준원·한국무역협회 등 정부와 관련단체들은 30회 이상 이 문제를 업계에 홍보했고 수출기업들에 대해서는 준비상황을 점검하는 과정까지 거쳤다. 그러나 CCC인증은 관련 규정이 매우 세분화돼 있고 규정을 어길 경우 벌칙 부과가 예상돼 우리기업의 중국시장 개척에 애로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정부는 최근 관련단체들과 함께 중국정부와 MOU를 교환하는 방안을 심도있게 모색하고 있다.

　◇MOU 교환 효과=양국간 MOU가 교환되면 수출기업들은 까다로운 중국 CCC인증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증 획득기간도 1∼2개월 줄일 수 있어 현지 및 외국기업과의 경쟁력을 지금보다 높일 수 있다. 또 대행수수료·번역료·통역료 등의 간접비용 절감으로도 이어져 기업의 수출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 기대된다.

　◇MOU 교환을 위한 양국협력 경과=지금까지 중국 CCC인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MOU 교환 문제는 정부보다는 국내 시험연구원 차원에서 빠르게 진행돼 왔다. 실제로 이미 일본과 싱가포르는 민간 시험인증기관과 중국정부간에 MOU를 교환해 양국의 시험성적서를 상호인정하는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시험인증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도 지난 2000년 아시아지역인증기관협의체(ANF) 창립총회에서 중국정부와 MOU 추진을 처음 협의하고 2002년 6월에 MOU 교환을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2002년 8월 중국정부가 기존입장을 변경해 한국의 경우는 정부기관간 협력을 우선하겠다며 입장을 바꿨고 우리정부도 무역역조를 들어 이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MOU 교환이 미뤄지고 있다.

　◇양국 정부 입장=이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산업자원부는 최근 내부적으로 의견조율을 거쳐 실익을 위해 중국측과 MOU를 추진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산자부는 우선 일본과 싱가포르의 예처럼 한국 시험인증기관과 중국정부간 MOU 교환을 원칙으로 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정부간 교환을 바탕으로 한 인증기관간 MOU를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정부도 이미 지난해 6월 이 문제와 관련해 KTL 등과 심도있는 의견을 교환한 만큼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과제=5월 1일부터 중국이 시행하는 CCC인증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양국간 MOU로 충분하다. 정부간 MOU가 아니더라도 인증기관간 업무협정만으로도 이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향후 확대될 양국간 교역을 감안할 때 궁극적으로 한국과 중국은 MOU의 윗단계 계약인 양국간 상호인정협정(MRA)을 체결하고 나아가 정부주도로 ‘동북아 통합인증시스템’을 구축해 동북아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