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사이드]쇼핑몰 흑자 고지 `강 건너 산`

 유통업체의 회계산정 방식이 수수료 기준으로 바뀌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에도 변화의 조짐이 불고 있다. 더 이상 총액 거래액을 당면 지상과제로 고집하지 않는 분위기다. 수익을 낸다면 거래규모는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쪽으로 마인드가 바뀌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의 현실을 감안할 때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과연 쇼핑몰이 흑자를 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유통업체가 수익을 내는 방법은 간단하다. 복잡한 경제지식 없이도 명쾌하게 설명이 가능하다. 한 마디로 생산자에게 싸게 사서 소비자에게 비싸게 팔면 된다. 단 소비자가 생산자 정보를 몰라야 한다는 단서가 붙는다. 복잡한 유통단계를 갖고 생산자와 관련한 정보 공유가 힘든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는 어느 정도 이 논리가 통용된다.

하지만 인터넷은 다르다. 클릭 한번으로 기업과 제품 정보에서 상세한 가격정보까지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소비자는 수많은 공급자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다수의 공급자와 다수의 소비자가 한자리에서 만나고 거래 쌍방이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시장이다. 다수의 공급자는 단합이나 카르텔이 힘들며 소비자의 입맛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완전경쟁’ 체제인 셈이다.

완전경쟁 체제에서 시장주도권은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에게 있을 수밖에 없다.

국내에 쇼핑몰이 등장한 지 벌써 8년째다. 롯데닷컴과 인터파크가 지난 96년 쇼핑몰을 첫 오픈해 10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거래규모는 해마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일인당 구매단가 역시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흑자를 냈다는 쇼핑몰을 찾아볼 수 없다. 간혹 부분 흑자를 낸 기업이 있었지만 안정적인 흑자 기조에 정착했다는 쇼핑몰은 눈을 씻어도 찾기 힘들다.

이는 그만큼 인터넷 비즈니스가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또 그동안 쇼핑몰의 강점이었던 ‘가격’만으로는 더 이상의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는 현실적인 사례다. 브랜드·서비스 등에서 가격 이상의 강점 없이는 영원히 흑자 달성이 어려울 지도 모른다. 돈을 벌 수 있는 성공한 전자상거래 모델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되기위해서는 그만큼 쇼핑몰 업체의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때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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