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무선인터넷 표준플랫폼인 ‘위피’의 지재권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를 해온 한국무선인터넷표준화포럼과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14일 로열티 지급 등을 포함한 협상안에 합의했다. 본지 4월 12, 13일자 참조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미국 스페셜 301조상의 지재권 침해 우선감시대상국(Priority Watch List)으로 지위가 격하될 가능성은 사라졌다. 그러나 이번 표준화포럼과 선의 협약에 따라 미국 기업에 로열티를 내는 위피가 무선인터넷 표준플랫폼으로 적당한가에 대한 논란이 일 전망이다. 더구나 지재권 문제는 해결이 됐지만 USTR에서 위피 의무화가 무역상 기술규제라며 계속 물고 늘어질 태세여서 위피의 국가표준 채택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협상안 어떤 내용 담고 있나=협상안은 위피 새 버전부터 위피와 자바가 호환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조언하는 등 표준화포럼과 선이 협조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표준화포럼은 자바표준화협의체인 자바커뮤니티프로세스(JCP)에 멤버로 참여하고 선 역시 표준화포럼의 멤버가 된다. 물론 위피의 자바 수용부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현재 시장에서 20센트 혹은 30센트 정도의 로열티를 지불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선과 이통사 혹은 단말기업체간에 별도 협상이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어서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한국썬 관계자는 “표준화포럼에서 의견을 내놓을 수는 있지만 로열티 문제는 표준화포럼과 협의할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위피를 사용하는 이통사나 단말기업체와 협상할 부분”이라며 “시장에서 나오고 있는 로열티 수준은 추측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따라 선과 위피 단말기를 내놓을 이통사나 단말기업체가 로열티 수준에 대해 어느 정도 선에서 합의할지가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국산 표준 빛바래=그동안 국산 무선인터넷 플랫폼인 위피를 앞세워 세계 시장을 주도하겠다던 정부의 명분론도 상당히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협약에 따라 지재권 문제는 일단락됐지만 위피가 선에 로열티를 지불하게 된 것을 두고 과연 미국기업에 로열티를 내는 국내표준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대당 20∼30센트 가량의 로열티를 물게 되면 퀄컴보다는 적기는 하지만 여전히 팔면 팔수록 로열티에 대한 비용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남아있는 ‘불씨’=선과의 협상이 마무리됐다고는 하지만 USTR는 위피 의무화를 여전히 불공정 무역이라고 문제삼고 있어 위피의 국가표준 채택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USTR는 한국 정부가 위피를 의무화하면 세계무역기구(WTO)의 무역상 기술장벽 협정에 언급한 기술적 규제에 해당한다면서 지난해부터 위피 개발을 포기하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선과의 협상 타결이 USTR와의 협상에 긍정적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지재권 문제와 USTR가 제기하고 있는 불공정 무역 문제는 별개의 사안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업체들의 움직임=이통사는 현재 6월께 위피 탑재 단말기를 내놓는다는 계획 아래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또 표준화포럼과 선이 협상안을 공식 발표하게 되면 이후 선과 로열티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이미 모바일자바 기반 무선인터넷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존 라이선스 계약을 수정하는 형태로 계약할 것으로 보이며 브루를 사용하고 있는 KTF는 새로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원래 위피로 자체 무선인터넷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의도였지만 이른 시간내에 플랫폼을 완성하려다보니 자바를 일부 수용하게 된 것”이라며 “하지만 자바는 전세계 80% 정도의 사업자가 사용할 정도로 세계 표준이고 로열티 역시 퀄컴의 브루 등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싸다”고 말했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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