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전자이체시스템 등장 설자리 잃은 국고수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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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고수표, 이제 옛날 얘기죠.”

 국고금을 지급하는 기본수단이던 국고수표가 사라졌다.

 정부가 국가재정정보시스템(NAFIS) 구축의 일환으로 국고금 지출제도 개선을 위해 지난 1월 1일부터 도입한 실시간 전자이체시스템 때문이다.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가 구축한 실시간 전자이체 제도는 정부의 NAFIS와 한국은행 및 금융기관의 전산시스템을 연결해 정부기관 및 지자체의 지출관의 입력정보에 따라 각 채권자의 예금계좌에 실시간으로 입금해 주는 방식.

 일반 국민이나 기업들이 국고수표 대신 정부로부터 물품 및 공사대금 등을 자신이 거래하는 금융기관의 계좌로 받기 때문에 예전처럼 관서를 찾아가 국고수표를 받아 금융기관에 다시 입금하는 수고를 덜게 됐다. 따라서 전자정부의 편리함을 가장 깊이 깨닫게 하는 시스템 중 하나가 됐다.

 특히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정부는 별도로 국고수표를 발행할 필요성이 없어 국고금 관리 행정업무의 효율성 강화는 물론 연간 1억2000억원에 달하는 국고수표 인쇄비용도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또 한국은행의 위임을 받아 국고수표를 매입하고 국고금 출납업무를 대행하던 시중은행의 645개 국고대리점이 필요없게 돼 시중은행의 부담을 더는 효과를 얻었다.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한 대리점당 2명의 인력이 국고금 출납업무를 담당했으나 이 시스템의 도입으로 남는 인력을 충원이 필요한 타부처로 배치했다”며 “전자정부 정책으로 인해 일선 은행권의 업무효율성이 높아지는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더구나 이 시스템은 전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유일한 시스템으로 일본도 우리나라에 비해 3개월 늦은 지난 4월 1일에야 비로소 시스템을 가동했다. 또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이 이끈 이번 시스템 개발에는 코마스 등 금융정보화 업체들도 다수 참여해 정부와 민간 사이의 협력모델을 재정립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은행 회계시스템 2팀 이광돈 차장은 “시스템 가동 후 지금까지 총 73만9000건, 42조원이 이 시스템을 통해 집행됐다”며 “그동안 구축된 IT인프라가 사회 전체적인 비용절감으로 연계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사례”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