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섬나라에 디지털의 손길을….”
아프리카 동부 인도양의 모리셔스가 디지털 세상을 꿈꾸며 ‘사이버도시’ 건립에 나섰다. 모리셔스는 사탕수수 재배와 섬유산업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경제기반을 다양화하기 위해 보다 부가가치 높은 정보기술(IT) 서비스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 원대한 계획의 핵심이 바로 ‘사이버도시’ 건립이다. 사탕수수 재배의 중심지인 수도 포트루이스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는 지금 초고속인터넷과 통신 인프라가 거미줄처럼 갖춰진 첨단 IT단지의 건설이 한창이다. 모리셔스는 IT 기반을 완벽하게 갖춘 이 도시를 IT산업 도약의 중심지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모리셔스 비즈니스파크의 데벤드라 초드리 최고경영자(CEO)는 “사이버도시는 최고의 기술을 도입, 세계 수준의 통신망과 위성·광통신 인터넷망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버도시의 한가운데에는 12층짜리 대형 타워가 들어서는 것을 비롯해 국제콘퍼런스센터·대형 소매점·첨단 사무공간 건설 등 30여개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모리셔스의 사이버도시 프로젝트는 최근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자리잡은 인도의 방갈로르나 하이데라바드 등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초드리 CEO는 인도의 고위 공직자 출신으로 인도 IT산업 육성의 경험을 모리셔스에 적용하고 있다. 사이버도시를 건설하는 기술인력도 대부분 인도 출신으로 채워져 있다.
그외에 HP가 사이버도시 건립에 참여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가 관심을 보이는 등 선진국 주요 기업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모리셔스는 사이버도시에서 세계 주요 IT기업을 대상으로 한 ‘재해복구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평소 데이터들을 모리셔스에 전송·저장해 본사의 컴퓨터 시스템이 테러공격이나 전쟁 등 불의의 상황에서도 차질없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모리셔스는 외국 기업들이 유사시 국내에서 콜센터까지 운영할 수 있을 정도의 철저한 복구서비스를 약속하고 있다.
이는 모리셔스가 인도양에 자리잡은 섬나라로 외부 위협에서 격리돼 있는 데다 정치도 비교적 안정돼 있고 치안도 좋기에 가능하다.
모리셔스 HP의 린제이 포인투 대표는 “모리셔스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곳의 하나”라며 “대기업이 백업시스템을 두기에 적합한 곳”이라고 주장했다.
모리셔스 정부는 눈에 보이는 정보화 기반 확충작업과 함께 주민의 눈높이에 맞춘 IT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정부는 시골 주민들에게 컴퓨터와 인터넷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사이버캐러밴’을 조직해 마을과 동네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정보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버스를 컴퓨터 교실로 개조해 동네사람들에게 정보화 교육을 실시한다. 주부·어린이·실직자·장애인 등이 모두 교육 대상이다. 초등학생에서 대학생까지, 심지어 컴퓨터를 처음 본 사람들도 모두 기본적인 컴퓨터 조작법과 워드프로세서 사용법을 배울 수 있다. 현재 전국 약 170개 마을을 방문해 ‘IT 맛보기’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사탕수수 재배, 섬유산업 등 1, 2차 산업의 한계를 느끼고 있는 모리셔스가 사이버도시를 기반으로 IT서비스 중심 국가로 발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1. 모리셔스에 건축 중인 12층 타워 상상도.
2. 인도의 기술자들이 모리셔스에서 사이버도시 건설작업을 하고 있다.
3. 각 마을을 순회하며 IT교육을 실시하는 ‘사이버캐러밴’의 교육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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