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수요가 없어 고전했던 인터넷 프로토콜(IP) 전화 시장이 침체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전기를 맞을 전망이다.
지난해 말 새마을금고·삼성생명 등이 IP 전화를 도입한데 이어 최근 한 콜센터 아웃소싱업체가 200석 규모의 IP 전화를 도입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이들 외에 4∼5곳의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가 IP 전화 도입을 위한 장비성능평가(BMT)를 진행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올해에만 100여곳의 기업에서 IP 전화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P 전화 시장 기지개=IP 전화는 전화회선이 아닌 인터넷회선을 이용해 통화를 하는 것으로 기존 아날로그 전화에 비해 통신요금이 싸고 거리에 영향을 받지 않는 장점이 있다. 음성통화 이외에 단문메시지, e메일, 파일전송 등 부가기능이 다양한 것도 특징이다.
시스코코리아, 어바이어코리아, 한국노텔네트웍스 등은 1∼2년 전부터 IP 전화 솔루션을 내놓고 마케팅을 진행해왔지만 수요가 없어 사실상 시장이 형성되지 못했다. 노텔네트웍스 조인근 부장은 “해외의 경우 IP 전화 도입률이 20% 정도지만 국내는 지난해 말부터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국내의 경우 사설교환기(PBX) 기반 유선전화망이 워낙 잘 갖춰져있다보니 IP 전화에 대한 수요가 없었던 것이다. 통화품질 문제도 걸림돌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IP 전화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이 바뀌고 기술 진보와 함께 통화품질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됐다. 이에따라 관련업계에서는 올해 100여곳의 기업이 IP 전화를 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IP 전화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은 통화품질이 가장 중요한 콜센터에 IP 전화가 도입되고 있는데서 확인된다. 국민은행, CJGLS 등이 콜센터에 PBX로 IP 전화를 가능하게 하는 IP 전화로 가는 중간 단계인 IP-가능(enabled) 장비를 도입한데 이어 삼성생명이 지난해말 800석 규모의 콜센터에 완전 IP 전화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시스코 유강열 차장은 “삼성생명 이후 IP 전화 도입에 대해 고객쪽에서 먼저 문의를 해온다”며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어바이어코리아 이근행 과장은 “음성망과 데이터망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되는 NGN 구축이 가시화되면서 IP 전화가 대세라는 인식이 점차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관련업계에서는 올해가 IP 전화 도입 원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은 지금부터다=이처럼 IP 전화 시장이 열리면서 업체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들은 잇따라 세미나와 로드쇼를 개최하면서 자사 솔루션의 우위를 강조하고 있다.
시스코코리아는 일단 삼성생명에 IP 전화장비를 공급한 것을 계기로 시장 주도권을 계속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시스코는 오는 7월께 무선IP 전화도 선보일 예정이다. 노텔네트웍스 역시 CJGLS, 국민은행 등에 관련 솔루션을 공급한 경험을 바탕으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며, 지난해 6월 IP 전화 솔루션을 출시한 어바이어코리아 역시 올해 의미있는 레퍼런스 사이트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이들 외에 쓰리콤, 알카텔,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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