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의 저력이 되살아나고 있다.
일본 코에이사가 지난달 출시한 ‘삼국지9’이 무려 8만2500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출시 한 달 만에 PC게임 판매순위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출시한 ‘삼국지 배틀필드’가 참패한 것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인 모습으로 지난 85년 첫작품을 선보인 이래 18년 가까이에 이르는 동안 수많은 고정팬을 확보해온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의 고전 ‘삼국지’의 저력을 실감나게 하고 있다.
코에이가 지난달 한국과 일본·중국에 동시 출시한 ‘삼국지9’은 전작들이 지켜왔던 턴방식을 고수하면서도 처음으로 중국 전토를 한 장의 지도로 표현해 내정과 전투를 같은 지도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 배급사인 바이코와 결별하고 한국에 직할체제를 구축한 후 야심작으로 출시했던 ‘삼국지 배틀필드’에 도입했던 네트워크 기능은 없어졌다.
특징이라면 게임진행 시간을 멈추고 전략을 세워 지시를 내리는 단계인 ‘전략페이스’와 이를 통해 결정한 지시에 따라 실시간으로 시간이 경과하는 ‘진행페이스’로 나누고 지도상에 여러 가지 군사시설을 건설할 수 있도록 해 보다 심도 있는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한 것.
이를 통해 플레이어는 전략에 따라 개성이 풍부한 무장을 등용해 작전에 투입하고 전황을 살펴가며 새로운 전략을 세워가는 등 제갈공명의 신산귀모와 같은 전략을 마련해 적을 물리치는 묘미를 맛볼 수 있다.
또 자신의 기호에 맞는 능력을 갖춘 장수를 등용해 전투에 투입하고 ‘병법’이라는 특수능력을 추가시켜 개성을 보다 강하게 하는 등 지속적으로 성장시켜 나감으로써 자신만의 세력을 만들어 나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코에이는 ‘삼국지 시리즈’가 그동안 확보해 온 두터운 마니아층을 겨냥해 이 게임을 국내 최고가의 게임으로 출시, ‘삼국지’만의 노블리티를 가져간다는 전략이다. 또 이같은 전략이 적어도 지금까지는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너무 비싸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도 사실이어서 최근과 같은 호조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코에이는 지난해 ‘삼국지 배틀필드’를 통해 PC패키지 게임으로 판매하는 동시에 네트워크 접속료도 받는 등 2중의 수익을 올린다는 계획이었으나 이같은 계획은 무료 서비스에 익숙해 있는 소비자의 성향에 부딪혀 처참하게 무너졌다.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해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네트워크 게임도 접속료를 받지 않는 가운데 코에이만 접속료를 받겠다는 발상은 국내 시장에 대한 이해부족에 따른 지나친 자신감이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코에이는 이번에 또다시 ‘삼국지9’을 국내 최고가의 게임으로 판매하고 나서는 등 ‘삼국지 시리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판매전략은 두터운 마니아층의 지원에 힘입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비춰진다. ‘삼국지9’이 이같은 추세를 바탕으로 지난해 실추된 ‘삼국지 시리즈’의 명예를 얼마나 회복해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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