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업계와 정보기술(IT)업계간에 불신감이 적지않은데 이는 섬유정보화 초기단계에서 서로가 상대를 몰라서 생긴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해온 일은 바로 이들 사이에 깨어졌던 신뢰감을 회복시켜서 섬유정보화가 잘 될 수 있도록 바른 길을 잡아주는 역할입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섬유정보센터의 박원호 연구원(46)은 “그동안 서로의 특징을 잘 몰라서 생겨났던 섬유업계와 IT업계간 괴리감이 섬유정보화의 걸림돌로 작용했다”며 “앞으로 센터는 이같은 관계를 청산하면서 믿음을 갖고 제대로 된 정보화 환경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한다.
섬유가 주력산업인 대구에서 섬유의 역사에 대해 박 연구원만큼 잘 아는 사람도 드물다. 불어불문학을 전공하고 지난 87년 한국섬유개발연구원에 입사한 그는 지난 92년 ‘대구섬유산업사’라는 책을 기획·발간하면서 섬유역사를 한 눈에 꿰게 됐다.
그의 역량은 ‘밀라노프로젝트(대구 섬유산업육성대책)’사업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2000년 1월 섬유정보센터로 자리를 옮기면서 빛을 발하게 된다. 섬유업계에서 ‘걸어다니는 데이터베이스’로 통하는 그가 그동안 여러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지금은 섬유업계의 IT화를 위한 컨설팅 능력이 가장 뛰어난 인물로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밀라노프로젝트의 정보화사업부문에서 사실 가장 먼저 한 일이 DB구축이었는데, 아무리 섬유업체를 위해 좋은 DB라 하더라도 접근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방향을 선회한 것이 바로 소규모정보지원시스템사업 즉 홈페이지 구축사업입니다.”
박 연구원은 “정보화 부문에서 사실 1,2차 사업까지는 지원기관을 비롯해 섬유업계와 IT기업 모두 섬유정보화에 대한 정확한 방향인식을 못했었다”며 “홈페이지 구축사업을 시작한 2001년부터 방향을 제대로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섬유정보센터는 섬유업계 홈페이지 구축사업을 해온 지난 1년 6개월간 180개의 홈페이지(한글 115개·영문 65개)를 구축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해당 업체가 적극적으로 관리할 뿐만 아니라 e비즈니스의 출발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외 섬유정보센터가 추진한 사업들로는 정보화 교육지원 45회(772명 수료), 섬유정보DB 구축에 총 6개 분야 113만건, 섬유정보화 환경 프로그램 개발에 52종 333개 세트,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정보화장비 151종 도입 등 다양한다.
“4차년도 사업이 마무리되는 오는 9월까지는 섬유기업들이 인터넷 환경을 원활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식포털(EKP)과 e러닝, ASP 구축 등 기능적인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섬유정보화의 스타기업을 발굴, 다른 기업들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사업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박 연구원은 “섬유산업이 직접 만져보고, 색을 눈으로 확인해야하는 감성산업이기때문에 섬유정보화가 더더욱 어렵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보화의 질적 수준이 다른 산업을 능가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한다”고 덧붙였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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