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하나로통신 껴안기’가 급물살을 타면서 향후 데이콤, 하나로통신, 드림라인 등 LG그룹 관련 통신주와 경쟁 사업자인 KT의 주가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하나로통신과 관련된 이슈 중 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 것은 LG가 신윤식 회장 사퇴 이후 최고경영진 교체에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추가적인 지분매입을 통해 공격적인 경영권 확보에 나서느냐의 문제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는 LG그룹이 통신시장 3강체제 구축을 위해 하나로통신 경영권 확보에 적극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불투명한 요소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LG그룹이 하나로통신 2, 3대 주주인 삼성전자, SK텔레콤으로부터 추가지분을 매입하는 것이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근거로 했다.
◇LG가 하나로통신 지분인수 나선다면 긍정성 커=당초부터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로 예상돼왔듯 LG가 추가적인 지분매입에 나서고 궁극적으로 하나로통신의 경영권까지 확보한다면 하나로통신, 데이콤, 드림라인의 주가전망은 긍정적이다.
단숨에 초고속인터넷 2위업체 도약이 가능한 데다 파워콤망 활용에 따른 망효율 증대, 시장경쟁 완화에 따른 마케팅비용 절감 등이 뒤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정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양성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LG의 추가적인 지분매입은 데이콤과 하나로통신의 합병을 염두에 둔 것이지만 양사가 작년말 현재 각각 1조6000억원 이상의 부채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둘 중 하나 혹은 LG그룹이 떠안아야 하는 선택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종인 동원증권 연구원도 “LG그룹이 여러가지 악조건에 밀려 하나로통신의 지분매입에 나서지 않고 지금의 단순 경영진 교체에 머무른다면 주가영향도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KT 주가 영향은 미미, 오히려 LG 선택에 부담=초고속 인터넷시장의 48%를 점한 채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KT는 상황 전개에 상관없이 상대적으로 여유를 갖고 있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설령 LG가 하나로통신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데이콤, 하나로통신, 드림라인의 3자 축을 형성해 초고속 인터넷 시장에서 대항해오더라도 두루넷이라는 선택카드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VDSL로의 초고속인터넷 전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LG측이 시장 공세를 펴더라도 어느 정도 시장점유율 간격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양성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KT와의 전면경쟁에 따른 수익성 저하의 위험을 극복하면서 KT의 시장 기반을 잠식해 들어가야 하는 이중부담은 LG그룹의 전략적 선택을 곤란하게 만들 정도의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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