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주식시장은 이라크전쟁 진행 여부에 따라 지수가 오르내리는 혼조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다.
전통적으로도 4월은 반도체, 컴퓨터, 자동차 등 국내 주요 산업이 비수기에 진입하고 1분기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는 시기여서 전반적으로 부진한 지수흐름 속에 등락을 예측할 수 없는 장세가 전개돼 왔다.
올해에는 전쟁이라는 불확실한 변수까지 겹쳐 시황 전문가들도 섣불리 증시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대체적으로 조정장을 예상하고 있으며 낙폭과대라는 측면에서 다음달 중반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4월 조정국면 탈피하기 힘들 듯=대다수 전문가는 다음달 조정장세를 예상하고 있다. 이라크전쟁이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되면서 대내외적인 경제여건이 계속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지출, ISM 제조업지수, 자동차판매, 공장주문 등 앞으로 발표될 미국 경제지표들이 모두 지난달 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적으로도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돼 있는 무디스의 한국신용등급 실사 이후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후행해서 은행과 국내 대표기업들의 신용등급도 잇따라 하향조정될 것으로 예상돼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카드사들에 의한 신용경색이 또다시 밀어닥칠 것이란 우려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점도 증시 수요 기반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전쟁이 끝나더라도 국내적 악재, 즉 북핵문제와 금융시장 불안 등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어 지수상승을 낙관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통상적으로 4월은 불안한 달=과거 10년(1993∼2002년) 동안 4월의 종합주가지수 등락을 살펴보면 평균 2.3% 올랐고 상승 6번, 하락 4번으로 상승과 하락이 팽팽히 맞섰다. 이는 4월장이 국내외 분기실적 발표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커지는 달이기 때문이다. 결국 다음달은 전쟁 상황을 살피면서 국내외 기업들의 분기실적 추정치 발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4월은 1분기 실적에 따라 주가도 업종별로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한양증권에 따르면 과거 10년 동안 1분기가 계절적 성수기인 IT·철강·유통업 등은 4월에 강세를, 금융·기계·음식료 등은 평균적으로 지수가 하락했다.
서형석 한양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매동향도 4월을 기점으로 소극적인 매매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과거 경험상 현재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적인 악재를 배제하더라도 증시 혼조국면은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호전주 중심의 접근 바람직=전문가들은 이라크전쟁이 끝날 때까지는 관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다만 다음달 LG전자(17일), 삼성전자(18일) 등 국내기업들이 1분기 실적발표 시즌에 돌입함에 따라 실적호전 예상주에 대한 선취매 전략이 제시되고 있다. 또한 단기 전략으로 과거 경험상 4월에 종합주가지수 대비 초과수익률을 기록했거나 낙폭이 적었던 업종에 대한 매매전략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황사 관련주, 향후 전쟁복구 예상 수혜주 등 테마주에 대한 단기매매도 고려해 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송창근 우리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어닝시즌에 진입하고, 한국경제설명단의 한국투자 유치 설명회가 뉴욕 등에서 개최될 예정이어서 외국인이 선호하는 업종대표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이외에도 3D 온라인 게임업체인 웹젠의 코스닥 신규 등록으로 관심이 높아질 온라인 게임업체 등 실적 및 테마 위주의 투자접근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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