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株總…이변에 주가도 출렁

 28일 169개 상장·등록기업의 주주총회가 한꺼번에 열리면서 주총장 곳곳에서 파란과 이변이 속출했다. 당연히 해당기업의 주가도 크게 출렁거렸다. 12월결산 법인의 마지막 주총일인 28일에 주요 기업의 주총이 몰렸는데 일부기업은 주총 개최 이전부터 경영권 분쟁이나 주주간 갈등에 휘말려 주총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하나로통신, 나모인터랙티브 등 실제 이날 주총에서 전례없는 변화를 겪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당분간 회사운영이나 경영체제를 놓고 적지 않은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주총데이 하이라이트는 하나로통신=이날 단연 증시 최대의 관심이 쏠린 곳은 LG그룹과 현 경영진간 표대결이 예고됐던 하나로통신 주총이었다. 주총 개별안건에 대해 표대결을 펼치던 상황에서 신윤식 하나로통신 회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하면서 분위기는 급격히 LG그룹의 판정승쪽으로 기울어졌다.

 통신 전문 애널리스트들은 곧바로 LG그룹 통신축에 하나로통신이 포함될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됐다며 하나로통신에 대해 긍정적인 투자의견을 잇따라 제시했다. 우선 삼성증권은 신 회장의 자진 사퇴 직후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하나로통신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조정하면서 목표주가도 3300원에서 3500원으로 높였다.

 대우증권도 기존 ‘중립’ 의견을 ‘기술적 매수’로 한단계 상향조정할 예정이다. 양성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LG그룹이 데이콤-하나로통신-드림라인은 물론, 두루넷까지 아우르는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은 아직 이른감이 없지 않다”면서 “하지만 데이콤과 하나로통신이 시장에서 경쟁하는 출혈상황은 일단 피하게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하나로통신은 이날 거래량이 전날보다 4배 이상 늘어나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며 7.54% 오른 2710원에 마감됐다. LG그룹 우산속에 들어간 드림라인도 4.07% 상승하며 향후 긍정성을 인정받았다. 반면 LG그룹에 이미 속해있는 데이콤은 전날 종가에 머물러 대비된다.

 ◇토론식 주총 시험무대 선보인 KTF=주주와 애널리스트가 경영진에게 자유롭게 질의하고 토론하는 방식의 주총 방식을 첫 도입한 KTF는 이날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하면서 원만한 분위기속에 주총을 마무리지었다.

 남중수 사장은 주총에서 “올해 발생하는 이익잉여금 5200억원 중 19.2%인 1000억원을 이익소각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또 “2006년까지 부채비율 100% 이하, 총 배당성향 50% 수준을 달성해 이익환원 규모를 늘리고 총 배당액 중 현금배당의 비중을 늘려 이익환원 효과를 높여갈 방침”이라며 향후 주주가치 제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KTF는 전날보다 1.21% 상승한 2만5050원에 마감, 자사주 소각 방침에 대한 증시 반응이 나쁘지않다는 점을 보여줬다. 거래량은 전날 20만주에서 80만주로 4배로 늘어났다.

 ◇나모인터랙티브 재무제표안 부결=나모인터랙티브 정기주총에선 경영진과 주주간에 물리적인 충돌까지 빚어지면서 재무제표안이 부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28일 오전 9시 50분께 서울 대치동 새마을운동중앙회 대강당에서 열린 나모인터랙티브 정기주총에서 우리사주측 주주들이 박흥호 사장(39)의 안건 승인 강행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면서 소란이 일어났다. 소란 끝에 박 사장은 총회 중단을 선언했고 이후 31.38%의 주주들은 김동현 감사를 임시 의장으로 선출해 주총을 재개했으며 결국 재무제표 승인안을 표결에 부쳐 부결시켰다. 하지만 박 사장 측은 정기주총 폐회 후 주주들이 임시 의장을 선출해 속개한 주총에 대해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는 등 향후 분쟁의 소지는 남아있다. 나모는 ‘재무제표 미승인’이 확정될 경우 투자유의 종목에 지정될 수 있다. 나모인터랙티브 주가는 이날 7.58%나 급락해 3050원으로 주저앉았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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