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학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간의 평균수명은 길어졌다. 그러나 이렇게 발전된 의학으로도 한번 손상된 장기를 원래 상태로 복원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손상된 장기의 기능을 대체할 인공장기 기술개발이 우리나라를 비롯, 미국·일본·독일 등 선진국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인간 수명연장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숨가쁜 질주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체의 기관 일부를 인공적으로 만든 기구로 대체한다는 아이디어는 19세기말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독일 F 니체가 1897년 상아로 만든 인공혈관을 이용해 동물실험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인공장기가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한 것은 1940년대 이후. 특히 엔지니어가 아닌 임상의사가 인공장기를 연구하기 시작한 시기는 인공 고분자 재료가 출현한 1950년대부터다. 이때부터 인공혈관·인공판막·인공관절 등이 등장했다.
이에 따라 인공신장·인공심폐기·인공관절·인공심장·인공간장 등 인공장기의 상용화로 수백만명이 새로운 삶을 살고 있고 인공눈·인공혈액·인공신경·인공면역계 등의 인공장기가 현재 개발중이거나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다.
인공장기를 구현하기 위해선 전기전자공학·생체재료공학·정밀기계공학 등 다양한 학문간의 유기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특히 생체내부 환경계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등 세포와 장기의 조절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선 인공장기는 제어·계측·센서 등 관한 고도의 기술적 발전을 필요로 한다.
또 선택된 재료를 목적에 맞도록 정밀하게 설계·가공·성형하는 기술도 인공장기를 제작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술에 속한다. 이와 함께 체내 삽입되는 인공심장 등 인공장기의 경우 외부로부터 공급된 에너지원을 이용해 장기의 기능을 대행해야 하기 때문에 전지제어·에너지원의 무선공급 등 다양한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같은 기술 외에 최근엔 조직세포공학 기술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조직세포공학이란 생명과학과 공학기술을 통합해 생체조직 구조와 기능의 상관관계를 이해하고 생체조직의 대체품을 만들어 장기기능을 유지·복원하는 기술이다.
이에 따라 조직세포공학 기술을 이용해 인체에서 추출된 조직세포와 고분자 재료를 동시에 사용하는 혼합형 인공장기가 등장하고 있다. 또 기술개발의 초점도 인체의 장기를 재시술하거나 완전히 교체해 생체조직을 시술하기보다 손상된 조직의 개선과 회복에 맞춰지고 있는 추세다.
이를 차세대 인공장기라고 부르는데 특정 기능을 담당하는 세포·단백질을 분해하거나 분해되지 않는 고분자 재료에 결합해 고착시키고 배양한 후 원하는 조직과 장기의 성능을 강화, 생체와 가장 가깝게 재생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예컨대 세포기질을 구성하는 콜라겐 등을 이용해 인공피부를 만든 후 화상을 입은 피부에 이식하면 세포들이 화상부위에서 인공피부로 이동, 혈관이 자라 정상적인 피부로 바뀐다.
전문가들은 “인공장기는 뇌사자의 장기기증 이식, 인간복제 방식을 통한 장기공급 등 최근 윤리적으로 논란를 야기하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그런 만큼 미래 고령사회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이라고 지적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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