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우수게임` 3월 수상작

 전자신문사와 문화관광부가 공동 주최하는 이달의 우수게임 3월 수상작으로 온라인게임 ‘쿵쿵따 시리즈’와 업소용 아케이드게임 ‘풀 트리거’가 선정됐다. 네오플이 개발해 서비스하는 ‘쿵쿵따 시리즈’는 TV프로그램에서 선보인 끝말잇기를 온라인게임으로 만든 것으로 TV 프로그램보다 한층 진화된 즐거움을 선사하는 등 게임의 본질인 재미를 제대로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케이드 게임의 부활을 예고하며 등장한 디지털실크로드의 아케이드 게임 ‘풀 트리거’는 총격 효과를 실감나게 표현,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얻었다. 이달의 우수게임 행사에는 총 9종의 게임들이 출시돼 경합을 벌였다.

 ◇네오플 - 쿵쿵따 시리즈

 “쿵쿵따가 이달의 우수게임으로 결정됐다는 얘기를 들고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회사설립 이후 가장 기뻤던 순간이었습니다.”

 네오플 허민 사장은 떨리는 목소리로 수상 소감을 전했다. 2년 넘게 회사를 이끌어 온 우여곡절을 떠올리면 수상의 감격은 더욱 커졌다.

 이달의 우수게임 수상의 영광을 차지한 쿵쿵따 시리즈는 무엇보다 웹보드 게임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웹보드에는 보통 ‘간단한’이라는 수식어가 붙기 때문일까. 그동안 이달의 우수게임에 웹보드게임이 수상한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그말을 뒤집어서 말하면 ‘쿵쿵따 시리즈’는 기존의 편견을 뒤집을 수 있을 만큼 넘치는 아이디어와 재미로 무장한 게임이라는 얘기다. 방송의 인기까지 등에 업어 쿵쿵따 사이트에는 게임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언제나 초만원을 이룬다.

 KBS2 TV 프로그램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의 쿵쿵따 코너를 게임화한 ‘쿵쿵따 시리즈’는 미팅게임 요소를 접목한 ‘쿵쿵따’, 팀플레이가 가능한 ‘쿵쿵따2’ 세 글자와 두 글자 단어를 교대로 이어가는 ‘3232쿵쿵따’ 등 모두 세 가지. 네오플은 방송에서 보여준 쿵쿵따 게임의 묘미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다양한 기능을 추가, 쿵쿵따의 재미를 확대 재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상대방에세 벌칙 가하기, 힌트주기, 금지어 삽입하기, 진행순서 바꾸기 등 각종 익살스런 게임 진행이 돋보인다.

 ‘엘비스 페이스트리’ ‘목욕합시다’ ‘따귀머리’ 등 귀여우면서도 엽기적이고 깜찍하면서도 익살스러운 각종 아이템의 등장도 게임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화려하고 다양한 아이템들이 매출에도 짭짤한 도움이 됨은 물론이다.

 이처럼 게임에서 보이는 살아 숨쉬는 아이디어들과 번뜩이는 기지들은 허민 사장의 이력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허 사장은 대학교 재학시절,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추진하고 학사 이래 최초로 비운동권 학생으로서 학생회장에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네오플의 탄생도 2001년 학교 기숙사에서 이뤄졌다. ‘세상을 즐겁게 해주는 뭔가를 만들고 싶었다’는 게 회사창립 취지다. 처음 도전한 아이템도 고주파를 이용한 ‘잠 깨우는 기계’였을 정도.

 네오플이 게임개발사로 변신하게 된 것도 미팅과 게임을 접목시키자는 즐거운 발상에서 시작됐다. 네오플이 2001년 11월 선보인 미팅 게임사이트 ‘캔디바’는 현재 누적회원 수 370만명, 월 매출 13억원에 이르는 중견 게임 사이트로 발전했다. 쿵쿵따 시리즈도 ‘캔디바’ 사이트에서 선보인 킬러 콘텐츠 중 하나다.

 쿵쿵따는 단어를 많이 알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학습 효과도 대단한 게임이라는 게 네오플측의 설명. 엄마와 아들이 함께 쿵쿵따 게임을 즐긴다는 전화와 메일을 심심찮게 받는 이유도 그 때문이란다.

 “보통 온라인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대작 롤플레잉 게임을 떠올리는 경향이 높지만 실은 캐주얼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보드 게임을 비롯한 온라인 캐주얼 게임에 강한 애착을 보인 허 사장의 포부는 우리나라에서 동시접속자 수 1위인 게임포털을 만들어보겠다는 것. 허 사장은 조만간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캔디바 사이트에 실시할 예정이라며 게임포털의 새내기 돌풍을 예고했다.

 

 ◇디지털실크로드 - 풀 트리거

 아케이드 게임이 침체돼 있다는 상황 속에 이달의 우수 게임에 출품, 상을 거머쥔 ‘풀 트리거’의 의미는 각별하다. 아케이드 게임으로는 참 오랜만에 이달의 우수게임상을 거머쥔 것도 그러하지만 무엇보다 높은 품질로 아케이드 게임의 부흥을 꿈꾸는 선봉자 역할까지 기대되기 게임이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수출의 60∼70%는 아케이드 게임입니다. 아케이드 게임만큼 수출 효자 상품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개발업체 디지털실크로드 김동현 사장의 수상 소감은 곧바로 국내 아케이드 게임시장의 현실과 돌파구를 찾는 얘기로 바뀌었다. 김 사장은 그동안 국내 게임산업계는 아케이드 게임 산업은 한물갔다는 일방적인 논리로 산업자체를 외면해 왔고 그 결과 많은 가능성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그런 만큼 개발기간 2년에 개발비 15억원을 들여 개발한 아케이드 게임 ‘풀 트리거’는 국내 아케이드 게임의 부흥을 꿈꾼다. 체감 효과를 극대화하며 화려한 그래픽으로 무장하고 가격까지 경쟁력이 있다면 국내 시장은 물론 세계 시장에 먹혀들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 ‘풀 트리거’는 공기압축 제어기술을 활용, 총탄 발사시 오는 반동감을 사실적으로 구현하고 3D 그래픽, 3D 사운드로 게임 몰입감도 뛰어나다.

 이미 ‘풀 트리거’는 일본의 남코·코나미·세가의 제품에 기술적으로 절대 뒤지지 않으면서도 가격은 훨씬 저렴해 미국·유럽·일본·동남아 등 각지에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최근 남코가 경쟁제품인 ‘타임크라이시스3’를 출시했을 때 김 사장은 내심 회심의 미소를 지을 만큼 자신만만함을 보였다. 남코의 제품은 명성과는 달리 보통 수준의 게임이었고 판매 실적도 저조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풀 트리거’의 해외시장 진출 무대는 더욱 넓어졌다는 얘기다.

 김 사장이 이처럼 해외시장 개척에 각별한 애정을 보이는 까닭에는 지난 99년부터 2년간 한국게임산업개발원(당시 게임종합지원센터) 소장을 역임했으며 2000년부터 게임아카데미 원장을 겸임하는 등 산업 발전에 직접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기 때문이다. 현재 세종대 영상대학원에 재직중이기도 한 김 사장은 실무 경험이 중요한 게임산업계의 노하우를 학계로 전달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각종 첨단기술을 접목해 아케이드 게임은 더욱 실감나는 체감형 게임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다 네트워크 플레이까지 가능해진다면 아케이드 게임의 새로운 게임문화 조류를 형성하며 각광받을 것입니다.”

 김 사장의 이같은 설명대로 현재 디지털 실크로드는 내년 4월을 목료로 네트워크 플레이가 가능한 ‘풀 트리거2’를 기획, 개발중에 있다. 이 게임은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어 팀플레이가 가능하고 전국적인 단위의 게임대회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디지털 실크로드의 목표는 아케이드 게임업체로 세계에 이름을 떨치는 것. 김 사장은 “세계 아케이드 시장을 주름잡던 일본이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신제품 출시가 급감하는 요즘 우수한 아케이드 게임 출시는 전세계 아케이드 게임의 지형까지 바꿀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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