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D램에 대한 미국의 상계관세 예비판정이 임박한 가운데 정부가 원만한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당국자에게 서신을 보내는 등 물밑교섭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윤진식 산자부 장관은 지난 18일 도널드 에번스 미 상무장관에게 미 상무부가 진행 중인 한국산 D램에 대한 보조금 예비판정과 관련해 신중한 검토를 당부하는 서신을 보냈다.
산자부 관계자는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주장한 보조금은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프로그램으로 이뤄졌고 금융기관의 상업적 판단에 따른 것인 만큼 보조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내용을 서한에 담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산자부는 이미 미국과 유럽연합의 상계관세 조사가 시작되자 “이번 조사는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합의 아래 추진된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 조치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보조금 판정을 받게 되면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조치가 통상마찰의 대상이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황두연 통상교섭본부장도 최근 로버트 죌릭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보낸 서한에서 상계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미 통상관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고 우려하고 신중한 접근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산 D램 상계관세 조사는 지난해 6월 독일 인피니온의 제소로 유럽연합에서 먼저 시작된 데 이어 같은해 11월 마이크론의 제소 이후 12월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산업피해 예비판정을 내린 바 있다. 미 상무부는 오는 31일 보조금 여부에 대한 예비판정을 내릴 예정이지만 이번 주말로 판정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오는 6월 상무부의 최종판정과 7월 ITC의 산업피해 최종판정을 거쳐 8월 6일 이전에 상계관세 부과명령을 내릴 예정이며, 유럽연합은 4월 24일 예비판정을 거쳐 8월 24일 이전에 최종판정할 전망이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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