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TFT LCD 설비투자 확대소식에 힘입어 LCD 관련주가 상승행진을 펼쳤다.
25일 증시에선 이라크 전쟁의 불안한 전황으로 거래소와 코스닥지수가 일제히 급락한 가운데 LCD 관련 부품주가 삼성전자의 투자확대와 대만업체의 신규투자 지연 우려 등의 소식에 힘입어 상승세로 마감했다.
이날 LCD 장비업체인 오성엘에스티가 7.95% 상승한 것을 비롯해 관련업체인 금호전기, 케이씨텍, 파인디앤씨, 레이젠, 탑엔지니어링 등이 각각 1∼3%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 TFT LCD 설비투자 확대=이날 삼성전자는 현재 천안 사업장내에 건설중인 TFT LCD 5세대 6라인에 총 1조2901억원을 투자키로 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승혁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이번 설비투자 규모가 당초 1조원에서 3000억원 정도 늘어난 만큼 관련장비뿐 아니라 부품업체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5세대 라인 가동으로 4만대 생산에 이어 올 중반까지 월간 총 10만대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며 LG필립스LCD도 5세대 2라인을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이 연구원은 “1분기 TFT LCD 부품업체의 실적이 작년대비 10% 이상 성장할 것이며 하반기에도 TFT LCD 공급량 증가로 부품업체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만업체 설비투자 지연=대만업체들의 설비투자 지연으로 TFT LCD 모듈 가격의 하반기 급등 우려가 완화될 것이란 예상도 호재로 작용했다.
최근 대만 TFT LCD 제조업체인 QDI와 CMO가 5세대 TFT LCD 양산라인 건설을 위해 계획했던 GDR 발행이 전쟁으로 인해 연기되며 적어도 3개월 이상 지체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최석포 우리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만업체들의 설비투자 지연은 공급량 증가 둔화를 가져와 중장기적인 LCD 수급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하반기에도 TFT LCD 모듈 가격의 안정이 기대돼 부품업체의 가격인하 압력이 상당부분 누그러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수혜는 선별적=하지만 수혜주를 고르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승혁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TFT LCD 투자에 앞서 12인치 반도체라인 건설을 일부 연기할 것이란 소식이 있었다”며 “이는 반도체 장비업체에는 악재와 호재가 겹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삼성전자에 대한 TFT LCD 장비매출 비중이 높은 케이씨텍과 오성엘에스티 등과 함께 태산엘시디, 앨앤에프, 한솔전자 등 부품업체 위주로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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