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시즌을 맞아 코스닥 등록기업들의 경영권 분쟁이 속출하고 있다.
25일 LG그룹은 28일 열릴 예정인 하나로통신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신윤식 하나로통신 대표이사에 대한 이사 선임 반대의사를 공식 발표했다. 데이콤·LG텔레콤·파워콤 등을 거느리고 있는 LG그룹은 이번 이사 선임 반대를 계기로 하나로통신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통신 3강의 한 축으로 부상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표명하고 있다.
이같은 LG의 움직임에 대해 하나로통신측은 “15%의 지분으로 회사경영권을 찬탈하려는 음모”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1월 코스닥에 등록한 인터플렉스도 최대주주이자 모기업인 코리아써키트와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다. 분쟁이 격화되면서 지난 20일 열릴 예정이던 주주총회는 29일로 연기됐다. 증시에선 두 회사간 경영권 분쟁이 연성PCB(FPCB)시장의 주도권을 서로 차지하려는 다툼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같은 분쟁이 표출되면서 코스닥 등록 당시 쏟아졌던 인터플렉스에 대한 고성장 기대감도 상당부분 희석된 상태다.
한글과컴퓨터도 류한웅 대표를 중심으로 신임 경영진이 김근 전 대표측과의 세력다툼에서 승리함으로써 일단 새로운 진용은 갖추게 됐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한글과컴퓨터의 경영권 평화 상태가 그렇게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 대주주인 프라임산업측이 류 사장측에 비우호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한글과컴퓨터가 지금까지 겪어왔던 경영권 분쟁기간보다 훨씬 더 지루한 싸움을 벌이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때 소프트웨어(SW )업종 대표주자로 꼽혔던 나모인터렉티브도 최근 경영진과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반발세력간 극한대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상임 감사가 주축이 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박흥호 사장 등의 경영부실과 적자확대 등을 문제삼아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여기에 2대주주인 김흥준씨가 현 경영진에 대한 불신임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어 현 경영진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밖에 포커스도 지난해에 14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적자전환하면서 최근 이사 선임을 둘러싼 진통에 휩싸였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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