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에 대한 불안으로 전자제품의 중동지역 수출물량이 급감하고 현지 거래선들의 선적 보류요청이 잇따르는 등 전자업계의 중동 수출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18일 업계와 한국전자산업진흥회 등에 따르면 백색가전을 비롯한 가전제품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월평균 8650만달러에 달하던 중동지역 23개국에 대한 수출규모가 하반기 이후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이면서 지난 1월에는 7000만달러로 축소됐다.
컴퓨터·프린터·팩시밀리 등 업무용 전자제품의 수출도 지난해 8월 한달간 1억100만달러로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수출물량이 점차 줄어들면서 지난해 12월 9400만달러, 지난 1월에는 8100만달러로 급감했다.
또 중동지역에 대한 해외투자는 지난해 12월 4건(290만6000달러 상당)이 성사된 이후 올들어 지금까지 업종을 막론하고 투자신고가 전무한 실정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중동의 시장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최근 수년간 수출루트 개척에 주력해 줄곧 목표액수를 초과 달성해온 이 지역에서 올해들어 처음으로 매출액이 두달 연속 목표치에 10% 가량 미달했다.
LG전자도 최근 이라크와 주변국에 대한 가전제품 수출물량이 지난해 말에 비해 눈에 띄게 줄고 있어 전쟁 장기화에 대비한 수출목표와 각종 마케팅 이벤트 등의 계획 재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전자업계의 중동지역 수출비중은 전체의 2∼3% 정도로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시장잠재력이 큰 이 지역에 대한 국내 대기업들의 수출 드라이브 전략에는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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