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사, 가격조정 놓고 딜레마

 국내외 가전사들이 환율상승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할지 아니면 가격인하를 통해 판매를 늘려야할 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환율상승과 원자재가격 인상분을 감안해 소비자가격을 올리자니 판매감소가 우려되고 현행 가격을 유지하는 것은 마진율 하락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외산가전 및 국내 계절상품 업체들이 박리다매 정책을 통한 현금유동성 확보와 가격인상을 통한 수익성 유지를 놓고 심각한 딜레마에 빠졌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240원대까지 상승하면서 수입단가가 올라 내수시장 판매가격 인상요인이 발생했으나 국내 경기를 감안할 경우 선뜻 가격을 올릴 수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탓이다. 

 엔화를 결제수단으로 하는 외산업체 A사는 최근 엔달러 환율이 연초대비 7% 가량 상승하면서 PDP TV 판매에 따른 채산성이 종전 10%대에서 4∼5%선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주상복합아파트 등 건설사 특판시장을 제외한 산업용 PDP TV시장은 거의 매기가 없는 상황”이라며 “삼성, LG전자와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정용 시장에서 가격을 올리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LCD프로젝터를 수입·판매하는 B사도 연초부터 누적돼 왔던 마진감소분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가격정책 조정을 신중히 검토중이다. 이 회사는 그러나 일반 소비자 대상의 판매가격 인하시기는 당분간 늦추는 한편 완충장치 역할을 하는 유통업체에 대한 공급가격 인하를 통해 충격을 완화시킨다는 방침이다.

 B사 관계자는 “연초 대비 환율이 7% 가량 인상되면서 약 7.8%의 가격인상 요인이 발생하고 있어 고민”이라고 전제한 뒤 “이라크 전쟁이 발발한다면 가격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어컨, 선풍기 등 계절상품 판매업체들 역시 갈수록 인상되는 원자재 가격을 대리점 공급가격에 반영할 수 없어 애로를 겪고 있다. 에어컨 예약판매가 이미 전년대비 30% 이상 줄어든 상황에서 예년과 달리 올 여름 하절기 시즌을 겨냥한 대리점, 유통업체들의 ‘입도선매’마저 끊어져 가격인상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선풍기 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유통가에서는 SK글로벌 사태, 이라크 전쟁, 북핵 문제 등 국내외 경기의 불투명성을 가중시키는 요인들이 빨리 해소될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환율동향 (단위:원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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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짜 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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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10일 12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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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122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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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12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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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124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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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124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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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124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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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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