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매틱스]통신사업자 전략

 텔레매틱스는 자동차와 단말기, 콘텐츠 그리고 콘텐츠를 운반하는 무선망 등 다양한 산업과 기술들로 이루어져 있다.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겠지만 서비스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누가 뭐래도 통신망이다. 통신망이 없으면 이동중에 정보를 제공받는 텔레매틱스의 개념 자체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통신사업자들은 완성차업계와 함께 텔레매틱스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 통신사업자는 통신망 운영이라는 기본 역할을 뛰어넘어 자체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텔레매틱스 시장을 주도해가겠다는 저마다의 포부를 갖고 있기도 하다. 통신사업자들의 텔레매틱스 사업전략을 알아본다.

 

 

 SK텔레콤(대표 표문수 http://www.sktelecom.com)은 지난해 3월, 휴대폰에 내비게이션키트를 장착해 사용하는 ‘네이트드라이브’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텔레매틱스 시장에 진출했다.

 네이트드라이브는 기존 내비게이션 서비스와 달리 무선망과 인공위성 위치추적장치(GPS)를 통해 변화하는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수집, 분석하고 최적의 경로를 음성과 그래픽으로 제시하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다.

 특히 반경 500m 내 주요시설의 위치와 전화번호, 주차가능 여부같은 간단한 정보를 단말기로 보여주고 사고발생시 운전자가 버튼만 누르면 구급센터와 연결돼 견인차, 구급차, 경찰차가 자동으로 그 위치에 출동하는 등 철저한 고객지향서비스를 표방한다.

 현재 핸드세트 타입의 서비스만으로 8만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했으며 오는 8월에 개인휴대단말기(PDA) 타입 서비스를, 9월부터는 임베디드 타입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텔레매틱스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임베디드 타입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난해 4월 르노삼성자동차 및 삼성전자와 3자간 공동추진을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부터 출고되는 르노삼성자동차의 SM3, SM5모델에는 네이트드라이브가 장착된다.

 시장 공략 전략으로는 우선 인지도를 높이고 가입자 확보에 주력하고 있지만 조만간 별도 내비게이션 키트를 출시해 기존 상품구조를 변경하고 가입자의 요구에 부합하는 신규 상품과 요금제를 개발하는 등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에 대비할 계획이다.

 또 교통정보 수집과 목적지설정센터(VDC) 운용에 들어가는 비용구조를 개선해 사업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안정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내년으로 예상되는 텔레매틱스 시장의 본격 개화를 준비하기로 했다.

 

 <인터뷰/SK텔레콤 포털사업본부장 홍성철 상무> 

 국내 텔레매틱스 시장은 성숙한 통신 환경과 높은 자동차 보급률, 선진국보다 높은 1인당 연평균 차량주행시간 등을 볼 때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운전자를 위한 토털서비스(TSD)를 표방하며 시작된 네이트드라이브 사업은 통신사업자로서 장점을 활용해 자동차 제조를 제외한 차량과 운전에 관련된 소비자의 모든 활동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량 운전환경에서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트드라이브는 통합 멀티인터페이스개인플랫폼(Integrated Multi-Interface Personal Platform)을 구현하는 유무선인터넷 서비스의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SK텔레콤은 텔레매틱스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그동안 음성·데이터 시장에서 확보한 기술력과 마케팅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생각이다.

 나아가 아직 태동기인 세계 텔레매틱스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CDMA 상용화 주역으로서 얻은 SK텔레콤의 위상을 다시금 세계에 각인시키는 기회로 삼을 것이다.

 

 

 KTF(대표 남중수 http://www.ktf.com)는 삼성화재와 함께 삼성화재 자동차보험가입자를 대상으로 ‘애니넷’이라는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애니넷’ 서비스는 기본적인 길 안내에 무게를 두는 기존 텔레매틱스 서비스와 달리 고객이 교통사고를 당할 경우 즉시 위치를 파악해 구조활동을 벌이는 ‘현장출동서비스’나 ‘사고발생지역 경고서비스’ 등 자동차보험 고유의 기능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차량 도난시 도난차량의 위치를 확인해주거나 차량 문이 잠겼을 때 삼성화재 상황실에서 원격으로 문을 열어주는 등 편리한 기능을 갖고 있다.

 여타 서비스의 경우 별도의 서비스이용료와 추가적인 통신료를 부담해야 하지만 애니넷 서비스는 삼성화재 자동차보험에 가입하고 통신료만 부담하면 각종 정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아직까지는 텔레매틱스 산업에서 이동통신사업자로서 안정된 통신망을 제공하는 역할을 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무선인터넷 서비스 제공 경험을 기반으로 경쟁력있는 텔레매틱스 서비스 제공사업자(TSP)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현재 휴대폰과 간단한 내비게이션 키트를 이용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자동차 제조사의 신차 개발 프로젝트와 연계한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개발중이다. 특히, 텔레매틱스 사업의 성공여부가 업계간 협업사업모델 구축에 달려있다고 판단하고 자동차사업자와 단말기사업자, SI사업자, 자동차보험사 등 다양한 업체와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자동차제조사와의 협업은 단기적인 사업성과를 내는데 목표를 두기보다는 장기적인 사업협력 모델을 만들고 자동차의 라이프사이클과 이동통신망의 라이프사이클을 조화롭게 일치시켜 고객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인터뷰/KTF 컨버전스 담당 심재욱 상무>

 휴대폰 가입자는 포화상태에 있다. 따라서 이동통신사업자들은 가입자당 매출을 증대해야 하며 산업간 융합을 통해 파생되는 새로운 가입자를 유치해야 한다. 텔레매틱스는 이러한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시장으로 기대된다.

 KTF 텔레매틱스 서비스의 강점은 6년여 동안 이동통신사업을 운영하면서 축적된 안정적이고 탄력적인 빌링시스템과 다양한 과금제도에서 나온다. 또 무선망을 통해 고객이 요구하는 제반정보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점도 큰 무기다.

 특히 3세대 무선망 기반 기술을 무기로 멀티미디어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켜줄 수 있으며 KT의 무선랜과 결합해 경쟁력 있는 서비스가 가능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전자지도나 교통정보의 표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텔레매틱스 서비스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다.

 이같은 부분들은 공공재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고객이 만족하는 정확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정부의 주도로 양질의 콘텐츠를 연구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LG텔레콤(대표 남용 http://www.lg019.co.kr)은 현대·기아자동차, 한국IBM, LG전자, 현대오토넷 등이 참여하는 텔레매틱스 협력체의 일원이다.

 지난 2000년 11월, 현대·기아자동차와 무선 차량정보 서비스 제휴를 체결한 후 국내 텔레매틱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텔레매틱스서비스에 필요한 무선망의 구축과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01년에는 양사간 사업협력을 강화하고 전략적 파트너를 공동 육성하는 차원에서 실시간 교통정보서비스 업체인 ‘로티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도 했다.

 LG텔레콤의 지원에 힘입어 현대·기아자동차는 98년 차량정보시스템 단말기 등 핵심기술 개발을 완료했으며 2000년 10월 서울사업소에 현대·기아 차량정보센터를 오픈하고 2001년 4월부터는 차량 100대를 대상으로 시험테스트를 시작했다.

 지난해 6월에는 현대자동차 상용부문이 대형트럭을 대상으로 한 텔레매틱스 시범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LG텔레콤과 현대·기아자동차가 선보일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차량안에 장착된 무선모뎀 내장형 액정 단말기를 통해 운전자가 교통정보, 전자상거래, 금융거래는 물론 호텔 예약, 팩스 송수신, 오락까지 즐길 수 있는 차량용 통합정보 솔루션이다.

 또 차량 도난시 무선망을 이용해 원격으로 주유를 막음으로써 차량 도난 위험을 방지하고 운전자가 사고났을 경우 자동으로 근처 병원에 이를 알려 신속하게 조치하고 차량 고장시에는 현대자동차 차량정비소에 바로 알리고 조치를 취할 수 있다.

 LG텔레콤은 올 하반기부터 현대·기아자동차에서 텔레매틱스 장착 차량이 본격 출시되면 관련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뷰/LG텔레콤 법인 사업부 원종규 상무>

 LG텔레콤은 신차에 단말기를 장착해 판매하는 ‘비포마켓(Before Market)’과 기존 차량 소유자를 대상으로 하는 ‘애프터마켓(After Market)’ 모두를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일부 통신사업자가 이미 ‘애프터마켓’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긴 하지만 고객의 인식부족과 고가의 단말기, 최적화된 서비스의 부재 등으로 인해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텔레콤은 이러한 장벽을 넘기 위해 저렴한 보급형 단말기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다수의 자동차 손해보험사들과도 고객입맛에 맞는 서비스 개발하기 위해 협의중이다.

 특히, 10만 가입자 규모의 렌터카 시장과 택시, 물류 등 특화 법인시장에서의 텔레매틱스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오는 2006년에는 현대·기아자동차가 제공하는 텔레매틱스 시장규모만 3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LG텔레콤은 이를 지원하기 위해 차량정보센터에서 24시간 정보를 제공하는 오퍼레이터의 수를 내년까지 1000명 이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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