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최근 신용카드업계의 경영악화가 금융위기로 비화되지 않도록 상반기중 비씨카드를 제외한 8개 전업카드사들의 대규모 자기자본 확충을 유도하기로 했다. 또 부대업무비율 제한 준수시한 등 각종 규제조치를 완화하고, 카드사의 자금난이 심화된다면 주거래은행 등을 통해 충분한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17일 오전 김광림 재정경제부 차관, 유지창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박철 한국은행 부총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정책협의회를 개최하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이같은 내용의 ‘신용카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상반기중 대주주 증자 등을 통해 비씨를 제외한 8개 전업카드사의 자기자본을 각각 1000억∼5000억원 확충토록 하고, 이달중 카드사별로 구체적인 증자계획을 제출받아 이행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또 카드사들의 자구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부대업무비율 제한 준수시한을 현행보다 1년 연장하고, 적기시정조치 기준 중 연체율 기준을 현행 보유자산에서 관리자산으로 변경키로 하는 등 규제정책도 신축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로써 부대업무비율 제한 준수시한의 경우 보유자산 기준으로는 당초 올해말에서 내년말까지, 관리자산(매각자산 포함) 기준으로는 내년말에서 2005년말까지로 각각 연장된다.
이와 함께 카드사의 채권회수와 부실채권 매각을 돕기 위해 부실상각채권의 일반매각이 어려울 경우 자산관리공사 등이 적극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또한 여신협회 주관아래 카드업계 공동의 ‘카드채권관리협의회’를 운영, 연체자의 대환대출 기준을 명확히 하고 대환기간을 최장 5년까지 장기화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카드사의 경영난이 개선되겠지만 이같은 조치들에도 불구하고 카드사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다면 한국은행이 주거래은행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 시장안정을 위한 다각적 노력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사무금융연맹 산하 신용카드 4사 비상대책위원회는 “현재의 위기상황은 정부의 편파적인 규제정책에서 기인했다”며 “이번 정부 대책은 수수료·연회비·신용공여기간 등 각종 부담요인을 결국 회원들에게 전가시킬 수밖에 없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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