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매틱스]완성차업체 전략

 완성차업계가 IT로 무장한 최첨단 e카에 눈을 돌리고 있다. 21세기 생존전략과 직결되는 e카는 첨단 엔진, 보다 가벼운 차체, 연료전지 등과 더불어 차량 내부의 오락성 강화에 집중되고 있는 추세다. 보다 편안하고 즐거운 꿈의 ‘e카’, 그 중심에 서있는 개발분야가 바로 ‘텔레매틱스’다. BMW·벤츠·포드 등 유명 완성차업체들은 이미 제품개발을 완료하고 상용화에 접어든 상태며 국내에서도 현대·기아차의 올 본격적인 상용서비스를 필두로 GM대우의 업그레이드 ‘드림넷’, 삼성전자와 손을 잡은 르노삼성차의 시장진입이 초읽기 상태에 접어들었다. 차세대 e카의 총아로 불리는 텔레매틱스에 대한 국내 완성차업계의 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

 

 ◇현대·기아자동차

 현대·기아차의 텔레매틱스는 지난 96년 당시 선행개발센터의 ITS팀에서 사고기록 및 추적시스템(ARTS)을 연구하면서 시작도됐다. 사고발생시 사고상황 기록은 물론 CDMA 휴대폰의 단문메시징서비스(SMS) 기능을 이용해 차량의 위치를 센터에 전송하는 개념으로 시작된 연구였다.

 이어 97년과 98년에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에 힘입어 멀티미디어·데이터정보·모바일오피스 개념이 추가되면서 진보된 차량정보시스템이라는 의미에서의 AVICS(Advanced Vehicle Information & Communication System)가 탄생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이듬해 9월 ITS팀 워킹그룹 중 이 부문을 전담하고 있던 핵심인력들이 서울 원효로 사옥으로 이전(차량정보센터 TFT)하면서 초보적인 센터구축과 함께 본격적으로 텔레매틱스 사업에 전념하게 됐다.

 차량정보센터 TFT는 기획·센터구축·단말기개발의 모든 업무를 내부적으로 수행하고 이 과정에서 각 부문의 전문 인력보충 및 효과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2001년 차량정보기획팀·정보기술팀·차량정보개발팀으로 나눴다. 이후 정보기술팀은 차량정보시스템팀으로, 차량정보개발팀은 정보통신개발팀으로 명칭이 변경되고 지난해 사업단으로 확대 개편, 현재와 같은 구도를 갖게 됐다.

 현대·기아차는 다양한 전략적 제휴·협력관계를 통해 텔레매틱스 사업 성공에 필요한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선발업체(SK·대우)에 관한 조사와 시장의 반응 및 컨설팅을 통해 새로운 수익사업으로서 텔레매틱스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현대·기아차의 기존 사업을 지원해주는 새로운 경쟁우위의 수단으로 주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최초의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지난해 6월 개시된 화물트럭 텔레매틱스 시범서비스다. 화물트럭에 적용되는 텔레매틱스 시스템은 트럭에 내장된 컴퓨터와 무선통신 기술, 인공위성을 통한 위치정보 등을 접목시켜 다양한 문자 및 음성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하면 물류시간 단축 및 효율적인 화물차량 운영도 가능하다. 이 서비스에는 인공위성을 이용한 내비게이션 기능, AV기능, 인터넷 정보검색과 e메일 송수신, 은행거래 등의 모바일오피스 기능 등이 장착됐다.

 현대·기아차는 또한 IBM과도 손잡고 텔레매틱스 관련 통신 인프라 및 포털 서비스 시스템도 구축하고 향후 사업에서의 포괄적 제휴도 선언한 상태다. 이미 IBM과 공동으로 통신인프라 및 상담원 시스템, 지리정보시스템 등 관련부문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올 상반기중 상용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는 자동차용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긴급구난·차량추적·길안내·뉴스·기상·증권·e메일 등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를 포함하고 있으며 유선인터넷과 텔레매틱스 단말기간 유무선 연동도 가능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김상권 부사장은 “완성차업계에서 직접 제공하는 텔레매틱스 시스템은 기존과는 다른 획기적인 디지털 자동차문화를 선도할 것이며 완성차시장에서 경쟁력을 크게 강화시키는 요소”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IBM과의 협력에 이어 차량내장형 단말기를 LG전자·현대오토넷 등과 공동 개발하고 LG텔레콤의 무선통신망을 통해 고객에 서비스할 예정이다.

 

 ◇GM대우자동차

 GM대우자동치의 ‘드림넷(Dream Net)’은 이동통신기술과 위치추적기술을 자동차에 접목해 차량사고나 도난감지, 운전경로 안내, 교통 및 생활편의 정보 등을 운전자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자동차 관련 토털 서비스 시스템이다.

 드림넷은 지난 98년 대우자동차판매가 당시 대우자동차와 대우통신·한국통신프리텔 등과 공동으로 총 135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것으로 2001년 11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가 개시됐다. 이때 개발된 것은 차량 인터페이스(드림넷 연동기술) 및 드림넷 메인 시스템, 상황센터 시스템, 이동통신 관련기술 부분 등이다.

 대우자동차판매는 특히 업계 최초로 자동차 내부의 각종 센서들과 결합된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전차종에 적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구현하면서 국내 자동차의 기술수준을 진일보시키는 쾌거를 이룩했다.

 국내 최초의 텔레매틱스 서비스 ‘드림넷 서비스’는 크게 △보안·안전 관련 서비스 △교통관련 정보 서비스 △생활편의 정보 서비스 등 3가지를 제공한다.

 보안·안전 관련 서비스에서 대표적인 것은 차량사고 자동감지 서비스. 차량사고가 났을 때 측위위성(GPS위성)과 이동통신망을 이용해 자동으로 사고차량의 위치를 추적, 가장 근접한 112 또는 119 구조대에 정확한 위치 및 상황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신속한 인명구조와 사후처리를 가능케 한다. 이밖에 도난차량 위치추적서비스와 도난시도 자동감지서비스, 첨단 긴급출동서비스 등도 제공된다.

 교통정보로는 실시간 교통정보 안내 서비스와 최적의 주행경로 안내 서비스가 있다. 특히 주행경로 안내 서비스는 상황센터 상담원이 경로를 탐색할 때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해 막히는 도로를 우회할 수 있도록 해주며 비용을 고려한 경로탐색과 고객이 원하는 경유지를 경유하는 경로탐색 등 다양하고 동적인 경로탐색 환경을 구현한 것이 특징.

 GM대우는 또 생활관련 서비스 제공을 위해 약 40만건의 시설물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전국 유명 관광지를 중심으로 전화번호, 좌석수, 카드 사용 및 주차 여부 등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밖에 GM대우는 자동차 열쇠를 차안에 두고 문을 잠그는 경우 상황센터에서 원격제어를 통해 차의 문을 열어주는 서비스, 대형주차장 등에서 차량위치 확인이 가능한 ‘원격 혼(horn) 제어’ 서비스, 차량의 미등이나 전조등 등을 켜놓은 채 고객이 차량을 이탈해 배터리 방전이 우려되는 경우 이를 자동 모니터링해 고객에게 통보하는 서비스 등도 제공하고 있다.

 KTF와의 제휴에 따라 드림넷 서비스 시스템을 장착한 고객은 KTF n016망을 이용하게 되며, 드림넷 폰으로 무선인터넷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GM대우는 드림넷 서비스 제공을 위해 경기도 분당 고객센터 내에 첨단 시스템을 갖춘 상황센터를 마련하고, 1년 과정의 전문 상담원 교육도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대우자동차판매는 드림넷 서비스 센터 이용률이 저조함에 따라 2002년 11월부터 고품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때까지 ‘드림넷 센터’ 운영을 잠정 중단키로 결정했다. 이때 대우자동차판매는 기존 가입고객에게 △드림넷 기기에 대해 전액 환불하는 것은 물론 △드림넷Ⅱ(가칭) 서비스 개시시점에서 재가입 고객에 대해서는 기기가격 할인 등의 혜택을 주기로 했으며 △고객 전원에게 개별통보를 완료했다.

 한편 대우자동차판매는 IMT2000 서비스에 대비해 차량의 전자제어장치(ECU)를 비롯한 모든 전자제어장치와 완벽하게 결합돼 모든 차량정보를 자신의 웹 페이지에서 한눈으로 파악할 수 있고, 초고속 무선인터넷으로 모든 정보를 음성·텍스트·동영상 등의 형태로 제공받을 수 있는 드림넷Ⅱ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쌍용자동차

 지난 2000년 대우자동차에서 계열분리된 쌍용자동차는 이듬해 한국자동차협회에 가입하고 기존 무쏘·코란도·체어맨에 이어 최고급 스포츠 실용차(SUV)인 렉스턴을 출시하면서 경영정상화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최근 판매호조 등에 힘입어 첨단 전자기술을 활용한 자동차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83년 설립된 평택기술연구소에서는 지원·시험분야, 설계분야, 엔진구동 분야 등 총 3가지 분야로 나눠 연구개발을 진행중이다. 이 가운데 설계분야에서는 섀시와 차체를 포함한 자동차 전분야와 연관된 기술동향을 분석,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심혈을 기울여 시장진입을 모색하고 있는 텔레매틱스가 여기에 해당한다.

 쌍용자동차의 텔레매틱스 서비스 전략은 GPS와 무선통신기술을 기반으로 자동차 정보혁명의 근원이 된 인터넷을 연결해 e카를 개발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쌍용차는 2004년까지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독자 개발하고 이를 적용한 차량을 선보일 계획이다. 내비게이션, 안전·보안, 인터넷, 생활편의·오락, 개인화 서비스, 음성통화 등의 연구가 현재 활발히 진행중이다.

 내비게이션 기능에는 최적·최단 경로, 음성안내, 실시간 교통정보, 주소 및 시설물 검색 서비스가 포함된다. 안전 및 보안 기능에는 자동사고 감지, 도난감지 및 도난차량 추적, 긴급출동, 응급구난, 원격 도어개폐, 경음기 제어, 라이트 점등 감지, 시스템 자가진단, 출장정비 등이 들어간다. 또 증권·보험·쇼핑·일정관리·전자결재·웹검색 등이 인터넷으로 구현된다.

 

 ◇르노삼성자동차

 2000년 프랑스 르노그룹으로 경영권이 인수된 르노삼성자동차가 최근 가장 역점을 두고 개발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텔레매틱스 서비스다. 지난해 4월 SK텔레콤·삼성전자 등과 손잡고 올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텔레매틱스 사업은 삼성전자가 개발하는 단말기를 올해부터 SM5 및 SM3에 순차적으로 탑재시키고 SK텔레콤의 이동전화망 및 ‘네이트 드라이브’를 이용해 길안내, 교통정보, 차량진단 및 긴급 구난서비스 등을 제공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결국 자체 텔레매틱스 센터 구축보다는 타 사업자로부터 임대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르노본사와의 향후 텔레매틱스 사업 연계를 감안한 구상으로 해석되고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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