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와 코스닥은 분명히 성격이 다른 시장입니다. 코스닥이 초심으로 돌아가 정보기술(IT)과 벤처 중심의 시장으로 재편될 때 코스닥만의 매력과 자생력이 다시 한번 부각될 것입니다.”
이달 초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에서 리서치센터 사령탑이 된 임송학 이사(40)는 현재 코스닥시장이 투자매력을 상실한 가장 큰 이유로 코스닥만의 독특한 특성이 사라졌다는 점을 들었다.
지난 2000년 코스닥지수가 280선까지 급등할 당시는 IT와 벤처 중심의 시장이라는 점이 부각돼 거래소보다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상대적으로 등록은 용이하면서 종목 구성은 거래소와 비슷해져 자생력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아직 코스닥 기업들의 거품이 완전히 제거됐다고 판단하진 않지만 코스닥만의 매력을 되찾으면 다시한번 주가 상승의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했다.
임 이사는 “등록요건이 다른데 거래소와 비슷한 업종의 기업을 받아들이는 것은 거래소의 2부 시장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코스닥과 거래소는 투자 위험도가 다른 시장이므로 급락의 위험도 항상 염두에 둬야 하는데 이에 대한 인식과 경고 노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또한 코스닥이 개인의 비중이 높은 시장이면서도 실제로 돈을 번 곳은 기업과 일부세력뿐이었다며 투자자들의 잃어버린 신뢰를 하루 빨리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퇴출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렇듯 임 이사는 젊은 임원인 만큼 자신의 소신을 과감히 피력했다. 또 임원으로서의 권위보다는 직원들과의 융화 및 회사 존립의 첫째 목표인 이윤 추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 이사는 “수익과 연결되는 리서치를 할 예정이며 돈이 안되는 일은 과감히 줄여나가겠다”며 “비싼 값으로 애널리스트를 스카우트하는 관행은 철저히 배제하고 현재 내부 애널리스트들의 능력 향상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자신부터 권위의 탈을 벗고 직원들과 같이 어울리며 원활한 의사소통을 유도하고 끊임없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기존의 조직 틀을 유지하는 선에서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젊은 리서치센터장이 증권가에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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