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SL을 이용한 또하나의 도전이 시작됐다.’
소프트뱅크그룹이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을 이용한 케이블TV사업을 정식으로 시작했다. 이에 따라 통신업체의 ‘방송’사업 도전이라는 새로운 장이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열리게 됐다.
13일 닛케이넷 등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그룹내 신규 방송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BB케이블’은 최근 ADSL망 가입자을 대상으로 19개 방송채널을 제공하는 케이블TV 사업을 개시했다. BB케이블은 도쿄와 인근지역을 대상으로 우선 서비스를 제공하고 향후 서비스 범위를 점차 넓혀갈 예정이다.
◇전화(ADSL)망 이용 PC가 아닌 TV로 TV시청 가능=PC를 통해 TV를 보는 것은 인터넷 보급과 함께 현재 보편화돼 있다. 하지만 PC는 TV에 비해 화면이 작은데다 조작이 불편하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BB케이블이 이번에 선보인 서비스는 망은 ADSL를 이용하지만 TV 시청은 현재의 PC가 아닌 TV로 한다는 점이 기존과 다르다. 이를 위해 BB케이블은 아예 방송사업자 허가까지 얻어놓은 상태다.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케이블TV망이 아닌 ADSL망을 이용해서도 케이블TV를 시청할 수 있게 된다. 케이블TV를 시청하기 원하는 사람은 CATV의 튜너 역할을 하는 셋톱박스(STB)를 받아 이를 ADSL모뎀과 집에 있는 TV에 연결하면 된다. STB는 기존 케이블TV와 같이 리모컨으로 조작할 수 있다.
◇케이블TV와의 비교=BB케이블은 지난해 12월부터 시험서비스를 진행해 왔으며 이어 12일 본격적으로 서비스에 나섰다. 요금은 초기비용 9800엔(약 10만원), 월이용료 2500엔이다. 기본 19개 채널과 별도 요금을 징수하는 3개 채널이 제공된다.
이번 서비스는 또 주문형 비디오(VOD)서비스도 가능하다. 기존 CATV의 페이퍼뷰(PPV)가 시청시간 선택의 자유가 적었던데 반해 VOD는 보고 싶은 TV프로그램을 선택, 다운로드해 24시간 이내라면 언제든지 볼 수 있다.
또 하드웨어(STB)의 업그레이드도 쉽다. 필요하면 언제든 ADSL망을 통해 새 소프트웨어를 전송해 STB의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는 향후 새 서비스를 개발하면 바로 STB 성능을 향상시켜 서비스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기존 CATV에서는 튜너를 교체하거나 내부 프로그램을 직접 사람이 바꿔야 했다.
◇성공 가능성은=모든 방송서비스가 그러하듯 성패의 열쇠는 콘텐츠의 질이다. BB케이블은 유니버설과 제휴를 맺고 할리우드 영화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뉴스·스포츠 등 양질의 콘텐츠 확보에 현재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BB케이블의 서비스는 ADSL망 특성에서 기인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바로 속도다. 방송서비스를 위해서는 최소 2Mbps를 확보해야 하며, 이에 미달할 경우 서비스는 아예 불가능하다. 또 동일한 망을 이용해 TV와 PC가 동시 접속할 경우에는 속도가 더 떨어질 수 있다. 특정 콘텐츠에 시청자가 몰릴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 이에 대해 BB케이블은 “‘IP멀티캐스트’라는 기술을 사용해 접속이 한군데로 몰리는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BB케이블이 속도와 콘텐츠 문제만 해결한다면 향후 일본케이블TV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 놓는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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