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A씨는 지하철에서 ‘골인’이라고 소리를 지르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고선 머쓱해 한다. 지하철에서 휴대폰을 통해 한일 축구경기 생중계를 보다 우리나라 선수의 절묘한 골차기에 저도 모르게 함성을 질러버린 것. 겸언쩍은 A씨는 한국이 일본을 이기고 있다고 주위 사람들에게 귀띔해줬고, 이제 주위사람들이 자꾸 다음 경기진행 상황을 물어본다. 차세대 이동통신서비스 SK텔레콤의 준(June)과 KTF의 핌(fimm)의 이야기다.
차세대 멀티미디어 이동통신서비스 SK텔레콤의 준과 KTF의 핌이 최근 본격적인 콘텐츠 경쟁에 나서면서 2라운드를 맞이했다. 그동안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두 이동통신업체가 펼쳐온 대대적인 광고 물량공세가 경쟁 제1라운드.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지하철을 ‘준’ 광고로 도배하더니 TV에는 ‘준, 음악을 들려줘’ 식의 CF를 쉴새없이 틀었다. KTF의 맞불작전도 만만치 않다. KTF는 대형 스타 서태지와 32억원에 달하는 대형 계약을 맺고 서태지가 계란 세례를 당하는 충격적인 영상광고를 내보냈다. ‘세상을 놀라게 할 수 없다면 나타나지도 마라’라는 카피와 함께.
이제 준과 핌이라는 브랜드는 대대적인 광고공세로 웬만한 사람들은 안다. 통신사들은 차세대 멀티미디어 이동통신서비스라는 준과 핌이 이제 광고 파워가 아닌 실질적인 콘텐츠로 진검승부를 가질 때라고 입을 모은다. 1라운드보다 더 치열한 경쟁 2라운드를 알리는 종이 울렸다.
◇준과 핌이 도대체 뭐길래=준과 핌은 SK텔레콤과 KTF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영화, 뮤직비디오, 실시간 뉴스 등 각종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제공되는 서비스다. 국민 대다수가 휴대폰을 가진 마당에 음성통화 서비스 시장은 이제 포화상태다. 이동통신업체들은 영화, 방송 등 각종 멀티미디어 콘텐츠 서비스에 눈을 돌렸다. 언제 어디서나 통화하고 싶은 욕구가 국내에서만 수십 조원에 달하는 음성통화시장을 열었듯이 언제 어디서나 재미있는 영화와 드라마, 음악을 듣고 싶어하는 소비자 요구는 또다시 엄청난 시장을 만들어 낼 것이다. 이것이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차세대 이동통신서비스에 사활을 건 마케팅 전쟁에 뛰어드는 이유다.
◇오∼! 다채로워라, 멀티미디어 서비스=준과 핌 서비스를 통하면 이제 휴대폰은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을 언제 어디서나 찾아 들을 수 있는 내 손안의 작은 오케스트라요, 흥미진진한 영화 예고편을 몇 번이고 다시 볼 수 있는 작은 영화관이다.
핌에서 뮤직비디오, 영화예고편, 영화 및 드라마 하이라이트,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오락 등 1500개가 넘는 동영상 클립을 즐길 수 있다.
특히 멀티메일서비스는 핌이 자랑하는 서비스 중 하나. 휴대폰에서 사진을 찍어 캐릭터, 최대 1000자의 문자, 음악을 동시에 보낼 수 있다.
최신 휴대폰(삼성SPH3000)을 이용하면 최장 30분 분량 동영상을 직접 촬영할 수 있다.
준은 폰꾸미기, 영화, 음악, 성인, 방송 등 7개 메뉴의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폰꾸미기 2600개, 음악 1400개, 성인 1300개, 영화 1200개 등 각 메뉴별 콘텐츠 수를 모두 세면 9000여개에 육박한다. 내가 원하는 가수 목소리를 벨소리로 만들거나 영화 한 장면, 인기가수의 동영상을 바탕화면으로 꾸미는 것은 기본이다.
◇손에 들고 다니는 TV=휴대폰만 열면 내가 즐겨보는 TV채널이 나온다면? 차세대 이동통신서비스인 준과 핌으로 이미 가능한 얘기다. SK텔레콤보다 한발 앞서 실시간TV방송 서비스에 나선 KTF의 핌은 TV채널이 많다는 점에서, SK텔레콤의 준은 방송콘텐츠를 다양하게 재구성해 놓았다는 점에서 서로 우위를 갖고 있다. 핌은 KBS, MBC, SBS, m.net, KMTV, 온게임넷 등 지상파방송과 케이블방송 10여개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개그콘서트 각 코너를 다운로드해 언제든지 재생해서 볼 수 있는 VOD(Video on Demand)도 가능하다. SK텔레콤도 3월부터 ‘준’ 방송서비스를 크게 강화했다. 현재 지상파 4개 방송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인기 프로그램의 경우 미리보기와 다시보기, 하이라이트 보기 등도 제공한다. SK텔레콤도 상반기 중 10개 방송채널을 더 추가할 예정이다. 두 서비스 모두 방송화질은 실제 TV 화면처럼 놀라울 정도로 선명하다.
◇독점공개! 오직 우리 서비스에서만 제공됩니다=무엇보다 눈부신 콘텐츠들 중 하나는 준과 핌에만 제공하는 독점 콘텐츠들이다. 준은 박진영 사단이 키우고 있는 신인4인조 그룹 ‘노을’의 음반과 뮤직비디오를 독점 서비스하고 있다. 그래서 노을은 최초 모바일 가수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SK텔레콤이 의욕적으로 선보인 모바일 영화도 오직 ‘준’에서만 맛볼 수 있다. 준의 모바일영화 ‘아버지 몰래’는 탤런트 정보석, 예지원이 주연으로 나오는 사춘기 성장영화로 총 19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다. 준의 모바일 영화는 ‘프로젝트X’ ‘달걀과 건달’ ‘마이굿 파트너’ 를 포함, 총 4편이다.
KTF도 ‘살아있는 신화’ 서태지 미공개 동영상을 핌을 통해 독점 공급한다. 서태지 TV광고 뒷이야기와 서태지가 실제 광고 촬영지에서 찍은 셀프카메라 등은 핌을 통하지 않고는 접할 수 없는 독점 콘텐츠들이다. 서태지의 신곡 관련 미공개 뮤직비디오도 핌을 통해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다.
◇통화료와 배터리 문제=최첨단 서비스인 만큼 높은 통화료는 역시 많은 소비자들이 서비스를 즐기기에 큰 부담이다. 2분짜리 동영상(500 )을 다운하는 경우, 1300원 가량의 정보이용료를 내야한다. 화질이 더 좋은 경우 5000원까지도 나올 수 있다. 준과 핌에서 서비스하는 멀티미디어콘텐츠가 아무리 풍부하고 매력적이라도 통화료 문제는 서비스 보급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현재 SK텔레콤과 KTF는 월 25000원 가량이면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정액제를 한시적으로 실시하는 등 소비자와 사업자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요금제 전략을 짜느라 고심 중이다. 준과 핌의 핵심 서비스인 동영상 재생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휴대폰 배터리도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다. 현재 휴대폰으로는 2시간 정도 동영상을 재생하면 배터리가 소진된다. 이런 문제를 조기에 극복한다면 그야말로 꿈의 이동통신 시대는 활짝 열려 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이건 아시나요?
1. 준과 핌이 흔히 말하는 IMT2000 서비스인가요?
준과 핌은 수조원을 들여 기지국을 새로 세워야 하는 IMT2000과는 달리 현재의 주파수 대역으로도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가능한 CDMA 1x EV-DO이다.
2. 준과 핌을 즐기기 위해서는 어떤 단말기가 필요한가요?
준의 경우 동영상 서비스가 지원되는 휴대폰만 준 전용 폰이라고 부르고 있다. 현재 SCH-V300, SCH-V300SS, IM-6100
단말기(MOD전용폰)가 시중에 출시돼 있다. 현재 핌 단말기는 총 7종이 출시돼 있다. 실시간 동영상/VOD 동영상/멀티메일이 모두 지원되는 휴대폰은 삼성SPH-V3000 하나이며 LGKH-5000은 VOD 동영상과 멀티메일이 지원된다. KTFT E-2000/X-3000, LG KV-1100/KP-6300, 큐리텔 PD-6000 등은 멀티메일이 지원된다. 앞으로 영상전화가 가능한 단말기 등 새로운 단말기가 계속 출시될 예정이다.
3. 현재 서비스 가입자 수는 얼마나 되나요?
준과 핌의 현재 가입자는 각각 36만명과 22만명을 넘어섰으며 이중 실시간 동영상 재생이 가능한 폰을 소지한 가입자는 각각 22만명과 1만명에 이른다. 준과 핌은 올 연말까지 각각 300만명, 150만명의 가입자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4. 패킷이 도대체 무엇인가요?
무선인터넷 콘텐츠 데이터 전송단위다. 우리나라에서는 512바이트를 1패킷으로 정하고 있으며, 패킷당 얼마 식으로 과금(데이터 이용료)방식을 많이 채택하고 있다.
5. 서비스를 저렴하게 이용하는 방법은 없나요?
각종 할인요금제, 심야시간을 이용한 예약다운로드 서비스, 가입시 받는 각종 프로모션을 꼼꼼히 체크하면 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현재 준은 월 2만5000원으로 데이터 통화료 부담없이(정보이용료는 별도)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무제한 요금제를, 핌은 월 2만4000원으로 3개월간 무선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한시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두 서비스 모두 가입자의 80% 이상이 월정액제를 가입해 이용하고 있는 상태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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