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통카드 서비스가 내년부터는 시의 정책적 관리하에 비영리 공익사업 형태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서울시 버스·지하철·마을버스의 교통카드 서비스를 민간 사업자들이 개별적으로 발급·운영함으로써 생긴 각종 폐단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서울시 및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여러개의 민간 사업자들이 독자적으로 영위하고 있는 현행 교통카드 사업을 단일 관리체계로 통합하고, 시가 경영에 참여하는 형태로 공익사업화할 계획이다. 본지 1월 17일자 8면 참조
이를 위해 서울시는 현행 교통카드 시스템을 전면 개편키로 하고, 오는 5월 중 새 시스템 구축사업자를 선정한 뒤 이르면 상반기 중 신교통카드시스템 운영법인을 설립키로 했다. 이 운영법인은 민간업계와 시가 공동출자해 동일지분을 갖되 경영권은 시에 귀속시켜 사업권에 따른 전횡을 차단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지분 출자방식의 경우 시가 직접 출연하는 대신 공동 참여 업체들의 기부체납 형태로 현물 출자방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가 이처럼 교통카드사업 ‘공공화’에 의욕적으로 나서는 것은 그동안 운송사업자와 교통카드 사업자들이 사업권·특허권 등을 내세워 서로 잦은 마찰을 빚어왔고, 이 과정에서 교통카드 사용중단 등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01년부터 지하철 후불교통카드 사업자인 국민카드·씨엔씨엔터프라이즈는 특허권을 주장하며 타 신용카드의 진입에 따른 이익을 챙겼고, 스마트로와의 특허권 분쟁 등의 분란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버스카드 사업자인 인텍크산업이 수수료 인상을 요구하며 신용카드 사용을 일시 중단,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지난 90년대 중반 서울시가 처음 교통카드를 도입할 당시 민간 업체들로 사업권을 제각각 넘겨줬던 정책적 오류가 두고두고 시민들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특히 시는 현재 개발된 교통카드 시스템은 전면 배제키로 했던 당초 입장에서 물러나 정부와 전자화폐 업계가 공동 참여한 ‘표준SAM’은 적극 수용한다는 방침이어서 긍정적인 정책변화로 받아들여진다. 시는 오는 5월 시스템 구축사업자 선정에 앞서 이달 중 사업참여제안서(RFP)를 발송하고 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말까지는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내년부터는 현행 교통카드 시스템과 병행 운영한 뒤 추후 신시스템으로 완전 전환할 구상이다.
시스템 구축사업자의 경우 총 600억원 가량의 소요 예산에 카드와 단말기, 정산시스템 등을 일괄 제공할 수 있는 컨소시엄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 IC카드 시장의 최대 특수를 기대하고 있는 업계는 벌써부터 기대감에 들 떠 있는 분위기이며, 향후 전국 지자체의 교통카드 사업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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