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ing Up]`유틸리티 컴퓨팅` 시대 성큼

 최근 들어 IT분야 최고의 화두는 IT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이냐다. IT 자원의 효율적 활용은 유닉스 기반의 오픈시스템이 확산되면서, 즉 분산컴퓨팅 환경이 광범위해진 90년대 이후부터 언젠가 닥칠 IT분야의 과제였다는 점에서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업 경영과 비즈니스에 활용되고 있는 IT는 그야말로 당초 예상한 수준보다 훨씬 더 빠르고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어 IT 활용의 효율성은 투자대비효과(ROI)나 총소유비용(TCO) 측면에서 커다란 난제로 다가오고 있는 실정이다.

 유틸리티 컴퓨팅은 필요한 IT 자원을 직접 구매하던 시대에서 발전된 자원을 빌려쓰는(하드웨어의 리스) 제도, 혹은 인터넷데이터센터(IDC)나 애플리케이션서비스임대(ASP)라는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외부로부터 서비스를 받는 식과는 다른 개념이다.

 유틸리티 컴퓨팅은 가동되는 CPU를 측정하고, 그 사용분만큼 비용을 지불한다는 점에서 IT가 전력이나 수도·가스와 같은 자원과 동등해지는 수준에 이르는 계기를 만들게 된다. 즉 ‘항상 연결돼 있되 쓴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일명 종량제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는 사회적 자원에 IT가 놓인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유틸리티 컴퓨팅 개념을 먼저 소개한 기업은 한국HP다. 한국HP는 2001년 7월께 이 전략을 발표하고 영업을 전개해왔다. 유틸리티 컴퓨팅은 시스템이나 애플리케이션의 사용량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의 부재로 인해 여분의 시스템이나 하드웨어를 구비해놓고 이를 사용할 때 비용을 지불하는 개념의 ‘여벌판매방식(iCOD)’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HP는 측정할 수 있는 미터기를 개발해 주목받았다.

 한국IBM도 ‘e소싱’이라는 전략을 발표하며 유틸리티 컴퓨팅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HP가 원론적인 차원의 유틸리티 개념 차원에서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면 한국IBM은 IDC부터 전산장비·인력 등 정보시스템의 토털아웃소싱에서 진화된 개념으로 고객이 원하는 IT 인프라 또는 그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서비스하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보다 탄력적이고 즉각적인 IT환경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는 같은 개념의 연장선에 있다.

 유틸리티 컴퓨팅은 올해부터 중대형 컴퓨팅 사업자들이 본격적으로 주창하고 나선 ‘차세대컴퓨팅 전략’으로 그 개념과 이론적 근거가 탄탄해지고 있다. 물론 유틸리티 컴퓨팅 그 자체가 차세대 컴퓨팅의 전부는 아니다. 그러나 기업들이 IT 환경 앞에서 겪는 문제점, 즉 IT 자원의 효율적 분배와 관리비용 절감, 경영환경에 대한 민첩한 대응 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향으로 IT 투자가 이뤄진다는 대전제에서 출발하는 차세대 컴퓨팅의 중요 축 하나는 바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만큼의 IT 자원을 즉시 사용할 수 있고, 쓴 만큼 비용을 지불한다’는 컴퓨팅 환경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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