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DSL장비업체, 삼성전자 시장진입에 반발

 중소 VDSL장비 생산업체들이 대기업인 삼성전자의 시장진입 움직임에 반발, 공동으로 대응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국내 최대 IT기업인 삼성전자가 최근 VDSL장비 개발을 완료, 본격적인 시장참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미리넷과 텔슨정보통신·다산인터네트·기가링크 등 기존 VDSL장비 생산업체 사장들은 최근 모임을 갖고 대기업인 삼성전자의 VDSL시장 진입은 장비가격의 폭락을 유발, 기존 장비업체의 존립기반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공동으로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이에 따라 VDSL장비 업체들은 조만간 삼성전자에 VDSL시장 진출의 부당성 및 문제점을 지적하는 공문을 보내는 한편 청와대와 정보통신부 등 정부기관에도 대기업의 사업확장에 따른 폐혜를 지적하는 건의문을 발송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중소 VDSL장비 업체들은 불과 2년 전 삼성전자가 ‘규모의 경제를 갖춘 대기업의 시장참여가 세계시장 공략의 원동력이 될 것’이란 명분아래 ADSL시장에 진출했지만 가격폭락과 중소업체의 몰락만을 가져오고 실제 수출실적은 미미했던 점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의 VDSL장비 시장 직접 진출은 과거의 전철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중소업체들이 수년간 막대한 개발비를 쏟아붓고 시장개척 노력을 전개, VDSL장비 시장이 개화기로 접어들자 마자 대기업인 삼성전자가 ‘규모의 경제’ 및 ‘시장경쟁’ 논리를 앞세워 시장진출에 나서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며 강력 반발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중소 VDSL장비 업체의 한 사장은 “중소기업이 어렵게 일궈논 VDSL장비 시장에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삼성전자가 진출,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것은 기존 중소업체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일 뿐 아니라 VDSL장비 시장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VDSL장비 시장진출을 원할 경우 기존 중소업체와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중소 VDSL장비업체들은 삼성전자가 VDSL장비를 직접 생산하지 않고 중소 업체들을 대상으로 벤치마킹테스트(BMT)를 실시, 3∼4개 업체로부터 OEM방식으로 장비를 공급받은 후 브랜드파워와 마케팅능력을 활용해 세계시장 진출에 나서는 방안이 문제해결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초고속인터넷분야의 기술확보 차원에서 VDSL장비의 개발노력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시장을 빼앗으려는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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