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럼 지상중계]완성도·인간관계 "두토끼 잡아라"

 전자신문이 주관하는 제13회 게임포럼(회장 김영만)이 ‘중국 게임시장 진출현황과 정책대응 방안’이라는 주제로 한국게임산업개발원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원철린 전자신문 문화산업부장의 사회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 석정호 판타그램 베이징사무소 대표, 김현철 리자드엔터테인먼트 부사장, 박유신 웹젠 해외사업팀장, 김호용 한샤인인터내셔날 사장 등이 주제발표 및 토론자로 참가, 중국시장 진출사례와 장애요인 등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게임포럼의 주요내용을 지상중계한다.

 *중국 게임시장 현황과 전망-석정호 판타그램 베이징사무소 대표 

 중국 게임시장은 최근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온라인게임시장의 성장세는 한마디로 ‘파죽지세’에 비유할 수 있다. 지난 2001년 397만5000명에 지나지 않던 온라인게임 사용자수는 지난해 말까지 807만4000명으로 늘어났다. 1년 사이 103.1% 증가한 셈이다.

 이같은 추세를 감안하면 중국 온라인게임 사용자수는 오는 2006년까지 연 평균 62.4%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중국IDC는 내다보고 있다. 시장규모는 지난해 9억1000만위안에서 2006년에는 9배 가량 늘어난 83억4000만위안에 달할 전망이다.

 중요한 사실은 중국 온라인게임시장의 이같은 성장세를 한국 온라인게임이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 온라인게임은 중국 온라인게임시장의 75%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인기 순위 5위권을 모두 휩쓸 정도다. 대부분은 중국업체를 파트너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중국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서비스하는 경우도 있다.

 파트너업체를 통해 게임을 서비스할 경우 계약금 20만달러와 러닝로열티 30% 가량을 받는 조건이 일반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사회주의 국가라서 외국 콘텐츠 수입절차가 까다로운데 역량있는 파트너를 선정하면 이런 절차가 쉽게 해결될 수도 있다. 현재 중국에서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하려면 신문출판총서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ISDN 번호, 네트워크 출판물 허가권 등 3∼4개의 인·허가권을 받아야 한다.

 중국내 온라인게임 이용료 과금은 95%가 선불카드 판매방식으로 이뤄진다. 따라서 PC게임과 같은 패키지게임 판매처럼 오프라인 유통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의 유명한 게임이 중국에 진출할 경우 선불카드 총판업자들이 판권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기도 하는데 대개 중국 파트너업체와 선불방식의 계약을 맺고 있다. 파트너업체들은 총판업자들로 받은 계약금으로 한국업체에 판권료를 지불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계약금 산정시 이를 유념할 필요가 있다.

 중국에서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세금체계에 대해서도 사전에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일단 중국에서는 게임 등 콘텐츠물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17%가량 거둬들인다. 여기에 영업세 5%, 이중과세 10% 등을 합치면 세금으로만 매출의 40∼50%를 내야 한다. 따라서 중국 파트너업체와의 계약시 로열티에 세금을 포함시키는 문제를 놓고 꼭 협상을 벌여야 할 것이다.

 합작법인의 경우 순익이 나기 전에는 로열티를 전혀 받을 수 없고, 순익이 나더라도 적자를 해소하지 않고는 로열티를 받을 수 없다. 순익이 나더라도 회사발전기금으로 10%, 노조발전기금으로 10% 등을 적립한 뒤 나머지 순익의 30∼40%를 합작 양사가 나눠가지므로 순익률이 떨어질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최근 중국 정부는 게임을 유망한 산업으로 보고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강구하고 있다. 실례로 지난해 12월 중국 정부가 온라인게임 서비스업체 CEO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세미나에서는 한국 게임이 75%가 넘는 것에 대해 많은 우려를 나타냈으며, 자국 게임업체들의 분발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중국에서는 최근 게임스쿨이 속속 생기고 있으며, 자체 기술로 온라인게임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고조되고 있다. 실제 2년 정도 지나면 중국업체가 직접 개발한 온라인게임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국업체들은 앞으로 중국시장에 나가기 전에 좀 더 게임의 완성도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시장진입 장벽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을 감안, 국내에서 보다 많은 인지도를 쌓고 중국 진출을 노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국 진출 장애요인-김현철 리자드엔터테인먼트 부사장 

 중국시장은 무한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공략하기가 그리 만만치만은 않다. 사회주의 국가 특유의 규제가 적지 않은데다 문화적 차이로 파트너업체들과 신뢰관계를 맺는 것도 아주 힘든 과정이기 때문이다.

 온라인게임 ‘크로노스’를 중국 SRIT라는 업체를 통해 중국에서 서비스한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진출의 장애요인은 크게 5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우선 파트너업체의 경험미숙은 아주 힘든 난제 가운데 하나다. 의욕만 믿고 파트너업체를 선정하면 게임 현지화에서 게임서비스, 요금결제 등 모든 부문에서 문제를 야기하기 마련이다. 온라인게임에 대한 이해가 전혀 부족하다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파트너를 가르쳐야 하고 이에 따른 시간이나 비용부담은 고스란히 국내기업이 안는 경우가 허다하다.

 파트너와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도 중국 비즈니스에서 적지 않은 걸림돌이다. 언어장벽으로 인해 조선족을 고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들이 기술적인 부문에 대한 이해가 적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지 못하는 실정이다. 결국 국내 기술진이 직접 중국에 파견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게임 이용료 과금도 한국업체가 적극 개입해야 하는 것도 문제다. 기본적으로 온라인게임 과금에 대한 기술이 부재한 파트너와 거래를 한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업체가 이 부분까지 해결해줘야 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과금은 로열티와 관련돼 있으므로 가능하면 파트너업체에만 맡겨두지 말고 한국업체가 적극적으로 관여할 필요도 있다.

 게임 유료화 이후 로열티 송금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경우도 많다. 중국 파트너들은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정식절차를 밟으면 3개월에서 6개월가량 송금이 지체된다며 로열티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대개 핑계인 경우가 많으므로 파트너를 잘 설득시킬 필요가 있다.

 심각한 해킹문제는 이미 한두번 지적된 사안이 아니다. 아무리 대비를 많이 하고 게임을 중국에서 서비스하더라도 기이한 해킹툴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국진출 성공사례- 박유신 웹젠 해외사업팀장 

 웹젠의 3D 온라인게임 ‘뮤’는 지난 2월 5일 중국에서 유료화를 단행한 이후 한달간 중국에서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1개월 러닝로열티 규모도 1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동시접속자가 20만명을 넘어서 ‘미르의 전설2’에 이어 부동의 2위 자리를 꿰찬 상태다.

 이 모든 것이 지난해 9월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지 5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있지만 이 정도면 중국진출 성공모델로 꼽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뮤’의 성공요인은 크게 4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중장기적 시장진입 모델로서 합작법인을 설립한 것이다. 웹젠은 이를 통해 온라인게임 ‘뮤’ 개발에 대한 권익을 보장받을 수 있었고, 현지 시장에서 쌓은 온라인게임 서비스 노하우의 지속성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둘째, 최고의 파트너를 선택한 것도 중요한 성공요인이다. 합작법인 파트너업체인 더나인닷컴의 경우 온라인 커뮤니티게임을 직접 개발하고 서비스한 경험이 있어 기술력과 온라인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또한 정부와의 관계도 원만하고 도덕성에서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웹젠은 이 모든 것을 장기간 실사를 통해 검증해 파트너업체로 선정했다.

 셋째, 파트너업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한 것도 시너지 효과를 냈다. 웹젠은 우리가 먼저 지원한다는 자세로 파트너업체를 지원했고, 결론적으로 이를 통해 빠른 팀워크와 원활한 의사소통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됐다.

 마지막으로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과 대고객 서비스도 ‘뮤’의 인기를 이끈 동인이다. 웹젠은 온라인게임 ‘뮤’가 화려한 그래픽이 돋보이는 한국 최초의 3D온라인게임이라는 이미지를 중국 사용자에 심어주는 전략을 펼쳤고, 이는 아주 좋은 효과를 거뒀다. 고객서비스도 웹젠과 더나인닷컴의 기술진이 태스크포스를 꾸려 해킹 등에 대해 대처하는 등 아주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중국 비즈니스에 대한 조언-김호용 한샤인인터내셔날 사장

 중국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중국 사람들에 대해 먼저 많은 공부를 해야 한다. 중국 비즈니스에서는 무엇보다 ‘관시’로 불리는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점은 익히 들어서 잘 알 것이다. 하지만 중국에서 ‘관시’는 아주 긴 세월동안 형성된 문화라 다시 한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관시’를 통하면 안되는 것이 없는 나라가 중국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시’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인내와 적극성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무조건 베푼다는 태도로 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신뢰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처음부터 돈을 번다기보다는 손해를 본다는 각오로 파트너를 사귀어야 한다.

 일단 신뢰관계가 만들어지더라도 정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좋은 제품을 제공하고, 애프터서비스를 성심성의껏 해줄 때에만 ‘관시’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사람들은 대체로 의심이 많은 편이다. 또한 머리도 좋고 정보력도 막강하다. 여기에 장사수완도 아주 좋은 편이다. 따라서 어설픈 태도로 중국인을 상대하다 보면 결국 손해만 보고 돌아오기 십상이다.

 파트너와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믿을 수 있는 파트너를 선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온라인게임의 경우 이제 중국 주요 통신사와 파트너십을 가져가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차이나텔레콤,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테트콤 등 중국 6대 통신사들은 최근 온라인게임을 킬러콘텐츠로 보고 이를 유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 통신사는 중국에서 엄청난 파워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일단 좋은 관계를 갖기 시작하면 중국 비즈니스에서 엄청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정리=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