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통신계측기업체들이 CDMA 필드테스트장비에 이어 기지국 원격계측기시장에서도 크게 선전하고 있어 국내 계측기산업에 일대도약의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이동통신사들은 전국 수천개 기지국의 작동상황을 일일히 수작업으로 관리하는 대신 본사 관제센터와 무선으로 연결되는 원격계측기를 설치해 기지국 관제업무를 자동화하는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이동통신사가 원격계측시스템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보수요원이 계측장비를 휴대하고 기지국에 출동하는 것보다 원격계측장비를 설치하는 쪽이 인건비 등을 절감하고 기지국 이상시 대응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부각된 기지국 원격계측기시장은 국산제품이 외산제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가격경쟁력으로 수요를 거의 석권하다시피하고 있다. KTF가 추진중인 기지국 원격계측시스템 보급사업에 참여한 4개 컨소시엄 중에는 외국계 업체는 단 한곳도 없는 상황이다. 전국 7700여개의 KTF 기지국에 시스템이 보급될 경우 줄잡아 800억원대의 장비주문이 이어질 전망이다.
연매출이 수십억원대에 불과한 국내 계측기업체로선 일대 호재를 만난 셈이다.
또 LG텔레콤은 자사 3500여 기지국의 원격계측시스템 도입 가능성을 계측기업계에 타진중이며 SK텔레콤도 일부 CDMA기지국에 운영중인 원격계측시스템을 전국 8000여 기지국으로 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향후 3G통신사업자들도 WCDMA 기지국에 원격계측시스템을 도입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오는 2006년까지 기지국 관련 계측기 수요는 최소 2000억원대를 넘어서고 특히 국산 계측기업체들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국산 계측기업체들은 그동안 주력제품이던 필드테스트장비보다 시장규모가 5∼6배나 큰 기지국 원격계측기시장으로 중심이동을 서두르고 있다.
이노와이어리스(대표 정종태)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기지국 원격계측기 매출이 기존 필드테스트장비를 능가할 조짐에 따라 올해 전년대비 100% 이상 증가한 140억원대의 매출을 목표로 세웠다. 이 회사는 또 국내 이동통신사의 기지국장비 수요뿐만 아니라 일본·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영업망을 강화하고 있으며 원격계측시스템의 장점을 알리는 데 사력을 집중하고 잇다.
컨버시스(대표 하헌범)는 KTF에 장비납품을 계기로 WCDMA 기지국용 원격계측시스템을 4월까지 국산화해 국내외 기지국 계측장비시장을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특히 방대한 국토와 높은 인건비로 기지국 원격계측 수요가 많은 미국시장을 집중 공략해 수출비중을 40∼5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윌텍정보통신(대표 장부관)도 올해 미국 스프린트의 2만2000여 기지국을 비롯해 미국·중국의 CDMA 이동통신시장에서 대규모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윌텍의 한 관계자는 “급성장하는 기지국 원격계측장비는 국산 계측기업체가 세계로 도약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며 “올해 WCDMA 기지국 계측장비 개발에 기술력을 집중해 세계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사진설명
윌텍정보통신의 기지국 원격계측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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