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주 언제쯤 반등할 수 있을까.’
요즘 증시의 중요 관심사 중 하나다. 업종과 테마를 가릴 것 없이 전종목이 연초부터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경기 방어주로 일컬어지던 통신주에 걸었던 기대가 워낙 컸기 때문에 현재 통신주가 처해 있는 상황이 답답하기만 하다는 게 증시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하지만 통신 전문 애널리스트들은 그동안 통신주 낙폭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의미있는 추세 전환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승교 LG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주를 둘러싼 상황 반전의 열쇠는 SK텔레콤이 쥐고 있다”며 “SK텔레콤의 주가 반등은 1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해서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SK텔레콤의 1분기 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고 컨퍼런스콜이나 IR를 통해 그간의 오해와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4월 중순경이 통신주 전반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물론 후발 이동통신주들까지 동반 약세 상황을 걷고 있는 이유로 통신주 자체의 투자매력 저하를 꼽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영주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통신주의 성격이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전환되면서 구간구간마다 평가기복이 심해지는 상황이고 설상가상으로 지난 1월말 터진 ‘SK텔레콤 사태’로 인해 업종 전반의 투자매력이 허물어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가치주로의 전환은 장기적으로 통신주가 다른 종목에 비해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줄이고 있다”며 “통신주가 무선인터넷, 초고속인터넷 등의 성장모멘텀을 갖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것이 이전의 가입자 증가같은 모멘텀 효과가 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해말까지 통신주 주가 흐름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했던 정부 규제와 정책 불확실성은 대부분 현주가에 반영돼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하지만 새정부와 정보통신부 장·차관 인선 내용을 놓고선 긍정적·부정적 시각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긍정적 시각을 가진 쪽은 일단 노무현 대통령과 진대제 장관이 집중보다는 분산을, 규제보다는 자율을 중시하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새정부의 통신정책이 통신사업자들의 사업진로에 심각한 규제 장벽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진 장관이 신IT산업에 대한 마인드가 누구보다 투철하고 추진력 또한 강하다는 점을 들어 IMT2000, 디지털컨버전스, 홈네트워킹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강한 드라이브가 현실화될 수 있고 이것이 자칫 사업자들의 투자부담과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는 쪽도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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