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3차원(3D) 그래픽 시장을 잡아라.
휴대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휴대폰의 멀티미디어 기기화가 동시에 진행돼 모바일 3D 그래픽 시장이 곧 형성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관련 업체들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최근들어 모바일 3D 그래픽과 관련해 프로젝트를 발표했거나 관심을 표명한 업체는 반도체의 경우 ARM, 인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등이 대표적이며 PC용 3D그래픽 전문업체는 ATI테크놀로지스, 엔비디아 등이 꼽힌다. 또 비트보이스, 이매저네이션테크놀로지스, 네오매직, 미디어Q, 세이코엡슨 등의 전문업체 또는 신생업체들도 주요 기업들과의 공동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모바일 3D 게임은 대부분 자바 또는 소프트웨어 엔진으로 구현되고 있지만 이르면 내년중 이들에 의해 하드웨어로 된 3D 그래픽 가속기가 단말기에 통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모바일 3D 그래픽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휴대폰 시장의 규모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존페디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캐스린 마허는 “모두를 흥분하게 하는 것은 연간 4억대에 이르는 휴대폰의 출하대수”라며 “누구든 시장의 10%만 차지해도 판매 규모가 4000만대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현재 모바일 3D 그래픽 관련 업체들의 최대 이슈는 ‘고성능’과 ‘저전력 소모’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일이다.
네오매직은 메모리 스트럭처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데이터를 외부로 내보내지 않고 처리하는 ARM 응용프로세서인 미매직(MiMagic)을 개발,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의 부사장인 마크 싱어는 자사 칩에 대해 “메모리 셀 어레이 내에서 비트 수준의 프로세싱을 수행하는 회로 구조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ST마이크로와 네오매직은 그래픽 성능뿐 아니라 배터리 수명과 가격이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 지난해 전용 모바일 게임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를 포기했다. 이에 따라 전용시스템을 고집하는 업체는 ‘N-게이지’를 내세운 노키아만이 남게 됐다.
이에 못지 않게 휴대폰의 크기와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한 ‘통합’도 중요한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ARM은 이매저네이션과 이 회사의 파워VR 코어를 기반으로 한 통합 그래픽 프로세싱 코어인 MBX를 만들기 위한 제휴를 체결했다. MBX코어는 현재 풀 버전 베타가 발표됐으며 상반기중 라이트 버전이 발표된다.
업계에서는 ARM의 3D 프로세싱 코어가 휴대폰 베이스밴드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는 점을 들어 MBX가 모바일 3D 그래픽 시장을 손쉽게 장악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반도체 업체들은 MBX가 최적화된 솔루션이 아니라며 차별화된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일례로 ST마이크로는 익명의 협력사와 자사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인 ‘노매딕’을 위한 저전력 모바일 3D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ST마이크로는 이매저네이션과도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는데 내부 소식통은 이 회사가 이매저네이션의 3D 그래픽 기술을 노매딕에 추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가 저마다 모바일 3D 그래픽 기술을 추구하면서 일각에서는 표준의 필요성에 대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미디어Q의 부사장인 매니시 싱은 “ARM 명령어 세트에 기반을 둔 소프트웨어와 API 호환 하드웨어를 제공하는 것이 최적의 솔루션”이라며 “SIMD(Single Instruction Multiple Data) 기반 프로세서의 독자 명령어 세트는 비효율적이며 개발자 커뮤니티를 분열시킨다”고 말했다.
EE타임스에 따르면 오는 4∼5일 이틀간 새너제이에서 개최되는 게임개발자회의에서도 오픈GL 그래픽 표준의 세부 규격을 정의하는 임시단체인 크로노스그룹이 곧 등장할 휴대폰용 3D 게임 표준인 ‘오픈GL ES’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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