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DSL장비 국산화 본격 추진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VDSL장비의 핵심부품에 대한 국산화가 본격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20% 수준에 머물고 있는 VDSL장비의 국산화율은 올해안으로 70%까지 올라서 국산 VDSL장비의 가격경쟁력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국내에서 공급되고 있는 VDSL장비는 대부분 핵심 칩세트 등 중요부품을 수입에 의존, 생산원가 기준으로 수입부품의 비중이 80%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한기아·글로트렉스·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VDSL장비 가격의 40∼5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VDSL모뎀 칩세트 및 VDSL스위치 칩세트 개발을 추진하거나 완료한 상태다. 이로 인해 이들 제품을 앞으로 장비업체들이 채용할 경우 VDSL장비의 국산화율 제고는 물론 장비가격의 인하에 따른 수출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가링크의 협력업체인 한기아(대표 이기주)는 다음달말까지 DMT(Discremete MultiTone)방식의 VDSL칩세트를 개발, 오는 6월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가 기가링크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최근 DMT방식 칩세트 상용제품을 내놓은 이카노스에 비해 시기적으로 크게 뒤지지 않는데다 가격도 6분의 1 수준에 불과해 기가링크는 물론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대기업에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트렉스(대표 김범규)도 지난달 VDSL장비 생산원가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VDSL스위치 칩세트를 개발, 장비업체인 현대네트웍스와 공동으로 50M급 VDSL장비에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트렉스가 개발한 제품은 DMT방식의 VDSL모뎀칩을 보조해 데이터 입출력 및 송수신에 필요한 각종 인터페이스를 제어하는 핵심 프로세서로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ETRI는 현재 국내 VDSL시장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는 인피니온이 공급하고 있는 QAM방식의 VDSL칩세트 개발작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르면 올해안에 인피니온이 최근 양산에 들어간 4밴드 QAM방식의 칩세트를 개발, 장비업체들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장비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국산화되고 있는 VDSL장비의 핵심부품이 장비업체들에 본격적으로 공급될 경우 VDSL장비의 부품 국산화율은 60∼70% 수준으로 크게 높아지고 가격경쟁력도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국산 핵심부품이 과연 어느 정도나 장비업체들로부터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속단하기 어렵다”면서 “특히 국산 제품이 본격 생산될 경우 이미 양산체제를 갖추고 있는 외산 업체들의 가격인하 공세가 뒤따를 것으로 보여 국산 핵심칩세트의 사업전망이 결코 밝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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