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럼]이젠 에듀테인먼트 시장이다

◆김록윤 키드앤키드닷컴 사장 lykim@kidnkid.com

  

 1492년 콜럼버스는 스페인 이사벨라 여왕의 허락을 받고 신대륙 탐험을 떠났다. 당시 끝이 없어 보이던 대양을 향한 최초의 항해는 신비와 미지라는 가능성에 대한 도전이었다. 그 결과 세계는 둥글다는 것이 입증됐고, 서로 다른 인종들이 대화를 시작했으며, 문명과 문명이 충돌하면서 진보라는 부산물이 생기게 됐다.

 그로부터 5세기가 지난 후 현대인들은 이사벨라 여왕의 허락을 받지 않고도 인터넷이라는 사이버함선을 타고 무한한 여행을 할 수 있게 됐다. 차갑고 거친 바람과 파도를 가르고 나아가는 산타마리아호의 키를 잡았던 콜럼버스의 가슴속 깊은 호기심과 열정을 우리는 키보드를 두드리고 마우스를 클릭하면서 동감하고 있다. 그리고 컴퓨터가 더이상 어린이와 청소년만의 유희의 도구가 아니며 직장인만을 위한 사무기기가 아님을 인터넷 마비 사태를 겪은 우리는 비로소 깨닫게 됐다. 인터넷은 인류를 21세기의 신대항해시대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수많은 온라인게임 포털사이트과 온라인교육 사이트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후 그중 몇몇 사이트는 수익모델을 제시하지 못한 채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갔다. 그저 인터넷에 대한 막연한 장밋빛 가슴만으로 냉정한 머리없이 너도나도 뛰어든 결과다. 그나마 얼마 전부터 몇 개의 게임포털이 수익을 얻고 오프라인 중심의 교육업체들이 체계적인 온라인교육사업에 투자하기 시작한 것이 관련 업계에서는 희망의 등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98년부터 어린이를 위한 게임과 커뮤니티사업을 하면서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라는 틈새시장(니치마켓)의 무한한 가능성에 눈을 뜨게 됐다. 그러나 이 시장은 대부분 사용자와 구매자가 상이한 이중적인 구조를 갖는 특징이 있다. 이런 이중구조는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같아서 좀처럼 가늠하기 어렵고 한곳에 잡아두기 어려운 속성이 있음을 알게 됐다.

 초기의 에듀테인먼트시장은 기존 오프라인 교육업체의 새로운 고객서비스 창출과 디지털 신사업 진출 차원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수준높은 정보통신 인프라를 구축하고 수없이 많은 디지털화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포털은 빈곤한 방문수를 기록하며 성장의 한계를 드러내게 됐다.

 그 원인을 곰곰이 되짚어보면 그것은 인터넷의 흥미요소를 무시한 접근방법에 있었다. 실제로 사용자로서 피교육생들이 인터넷에 열광하는 이유는 온라인게임과 채팅 같은 다자간의 실시간 양방향성에 있다. 이런 요소를 무시한 채 단순히 오프라인 교재의 디지털화만을 추구하거나 피교육생을 자유방임의 상태로 방치한 결과 사용자의 이탈만을 초래하게 됐다.

 이런 시행착오의 반발로 요즘 에듀테인먼트시장에 게임업체의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의 신항해가 앞서간 교육업체의 선단을 추월해 얼마나 사용자와 구매자간 욕구를 충족시킬 만한 절묘한 혼합음료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고조되는 시점인 것이다.

 제대로 된 항해를 위해 게임업체들이 간과해서는 안될 요소들로 몇 가지가 있다. 교육사업의 노하우는 게임을 만들 듯 단기간에 몇 사람의 개인에 의해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소비자들은 게임을 종료하듯이 쉽사리 교육의 방법을 바꾸려 하지도 않는다. 자유방임 상태의 피교육생을 목적으로 인도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몰입할 수 있도록 이정표를 설정해주고 미끼도 던져줘야 하며, 사용자가 지금 게임하고 있는지 학습하고 있는지 모를 만큼 몰입할 수 있는 콘텐츠의 개발도 절실하다. 그래야만이 구매자의 굳게 닫힌 지갑이 저절로 열리게 될 것이다.

 에듀테인먼트사업은 결코 틈새시장이 아니다. 인터넷 항해시대에서 에듀테인먼트 분야는 마젤란이 해협을 통과해 눈부시게 마주한 태평양과 같은 거대한 신시장이다. 한 척의 배만으로 독주할 수 있는 만만한 파도가 아니라는 뜻이다. 카페에 손님이 좋아하는 잘 혼합된 열대과일음료을 만들 수 있는 유능한 바텐더가 필요하듯 경험있는 이종사업자간 역할분담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포화상태의 온라인게임시장을 대신할 새로운 콘텐츠로서 전세계 모든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즐기면서 공부하는 무궁무진한 에듀테이먼트산업을 육성해 다시 한번 콘텐츠 한국의 위상을 드높여야 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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