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술도 금융·마케팅이 적절히 접목되어야만 빛을 볼 수 있고 기업도 성장합니다. 기술을 정확히 평가하고 이에 맞는 적절한 자금을 공급하는 것이 기업과 산업 발전의 초석입니다.”
3월로 설립 2주년을 맞는 대일기업평가원의 신진 원장(45)은 좋은 기술을 발굴, 여기에 금융·마케팅을 연결하는 능력이 탁월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대일기업평가원은 정부에서 지정한 기술거래기관으로 과학기술부의 공공기술 이전 컨소시엄의 기술평가기관으로 선정돼 있다. 2년이라는 길지 않은 기간에 1000여개 기업과 기술을 평가해 왔으며 특히 투자나 기술이전에 따른 기술 가치와 벤처인증용 기술평가에 강점을 갖추고 있다. 대일기업평가원은 현재 각 분야에서 400여명의 박사급 인력을 평가위원으로 확보하고 있다.
신진 원장은 “뛰어난 기술 하나만 믿고 사업을 해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며 효율적인 마케팅과 금융에 대한 식견도 함께 갖추어야 한다”며 “앞으로 기술은 각개 부문 홀로 발전하기보다는 퍼즐을 짜 맞추듯이 잘 조합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기업간 인수합병(M&A)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원장은 정보기술(IT)벤처 중심의 우량기술과 대기업의 마케팅, 시장 개척 능력이 합쳐지는 것을 바람직한 비즈니스 모델로 꼽았다.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어린아이에게 달리라고 요구하는 것이 무리이듯 새로 시작한 벤처기업에게 시장개척과 자금 조달 등을 모두 알아서 잘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신흥 벤처의 기술과 대기업이 쌓아온 노하우를 적절히 연결하면 보다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원장은 그동안 기업들의 투자나 사업 인수 등이 다소 주먹구구 방식에 의존해 온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경영진의 감에 의존한 판단이나 결정보다는 보다 과학적인 기술과 기업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 원장은 정부에서 인증한 기술거래사회 회장직도 겸임하고 있다. 기술거래사는 현재 국내에 126명만 있을 정도로 그 선발요건이 까다롭다. 신 원장은 기술 교류가 확대되고 가치 평가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 기술거래사 인원 확대와 기술거래사회 자체를 법인화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신진 원장은 “기술 발전이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등 기술에 대한 중요성은 모두 공감하고 있다”며 “마찬가지로 많은 기술과 기업 가운데 옥석을 가리고 좋은 기술을 관리하고 교류시키는 데도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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