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합상품으로 승부를 내라.”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로통신·데이콤·온세통신 등 후발 통신사업자들은 요금경쟁과 서비스 품질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이를 극복하고 KT 등 선발사업자의 파상공세를 방어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두 가지 이상의 서비스 상품을 하나의 상품 패키지로 만들어 제공하는 결합상품 출시 붐이 일고 있다.
이같은 후발 통신사업자들의 움직임은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으로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전화·시내외전화 등을 하나로 묶어 일부 상품을 무료로 제공하거나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으나 일부에서는 과당경쟁으로 인한 출혈경쟁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데이콤(대표 박운서)은 최근 결합서비스 상품을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데 주요한 수단으로 보고 자사의 초고속인터넷과 케이블TV·인터넷전화(VoIP)·시외전화 등을 묶어 제공하는 결합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말 인수한 파워콤의 광동축혼합(HFC)망을 이용하는 SO들과 협력해 케이블TV와 시내전화 대용의 VoIP 서비스를 초저가로 제공하는 한편, 시외·국제전화 할인혜택까지 제공하면 신규고객의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초고속인터넷을 주축으로 이들 서비스의 무료화와 획기적인 할인혜택을 제공하면 보다 유리한 측면에서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온세통신(대표 황기연)도 예상 외로 KT 등 선발사업자의 공세가 심각하다고 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초고속인터넷과 VoIP, 시외 및 국제전화를 연계한 결합상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이 회사는 자사의 IP를 이용하고 있는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VoIP를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함은 물론 VoIP 장비를 대여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국제전화의 경우도 정산료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자사의 초고속인터넷과 패키지로 활용할 경우 추가적인 할인혜택을 제공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로통신(대표 신윤식) 역시 지난해부터 자사의 초고속인터넷과 시내전화 상품(기본료 2500원 할인)을 연계한 상품을 내놓은 바 있으나 최근 VoIP는 물론 시외·국제전화사업을 시작하는 올해 하반기 이후에는 이를 연계한 결합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말 초고속인터넷과 시내전화 정액제를 연계한 결합서비스를 한시적으로 내놓은 바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자사 전체 고객의 70% 이상이 결합서비스 고객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후발 통신사업자의 한 관계자는 “현재 경기하강세가 뚜렷한 데다 KT의 파상공세가 예상보다 심해 후발 통신사업자들의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선발 지배적사업자에 대한 결합서비스 규제가 완화되거나 철폐된다면 후발 통신사업자들이 설 땅은 없어진다”고 위기감을 표출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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